지난 13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최근 북한의 정치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킨타나의 주장은 김정남의 살해에 국가적 행위자의 개입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공개적인 장소인 국제공항에서 국가적 행위자의 살해 행위는 그 사회의 폭력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하는 것이다. 특히 고모부 장성택의 처형과 이복형제의 공개적 살해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최고 권력자 김정은의 폭력성에 당혹감을 갖게 했다.
이런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폭력 행위는 결코 북한사회를 향한 대내적 행위만은 아닐 것이다. 최고 권력자 가족의 생명까지 희생시킬 수 있음을 보임으로 전략적으로 북한의 폭력성과 공격성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단호함은 적대세력과 국제사회에 긴장감을 줄 수밖에 없다.
북한은 처형과 살해만이 아니라 반복되는 핵실험과 미국 본토를 향한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미국에 맞서고 있다. 수백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은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북한은 수십만이 동원되는 키리졸브훈련에 맞서서 6차 핵실험을 준비 하고 있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키리졸브훈련은 미국 군사력의 자랑거리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출동하고 군사대국 중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또 주일 미 해병대에 배치된 F-35B 스텔스 전투기와 괌 기지의 전략폭격기도 동원될 예정이다.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동아시아를 군사적으로 충분히 압박할 수 있는 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김정은의 속내는 무엇일까? 그것은 동아시아 패권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상황 때문일 것이다. 동아시아의 현실은 중국이 강대국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한축으로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이 진행 중이다. 사드 배치 등을 통해 중국을 무력으로 견제하는 미국의 재 균형 전략이 진행 중이다.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패권주의에 맞설 수밖에 없고 중국과 북한이 미국의 영향력을 함께 견제해야하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김정은은 자신의 공격성과 저돌적 폭력성을 분명히 보임으로 중국을 자신들의 동반자적 관계로 확실히 끌어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 속에서도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실험이 반복되는 이유가 있다. 중국에게 동북아 신 냉전의 길목에서 미국에 대해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임으로 전략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국제사회가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주려는 것은 아닐까?
한반도 평화의 실현은 남북의 정치, 군사적 갈등의 극복과 동북아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가능하다. 현실은 암울하지만 새 정부 출범을 기대하며 새로운 정부와 함께 남북의 화해와 협력, 동북아 상생을 위한 평화의 담론을 다시 회복 시켜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사진=평통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