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결혼 이주민 출신으로 이번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자스민(여·35) 당선인이 선거 직후 인터넷 상에서 '외국인 혐오증'을 드러낸 일부 네티즌들의 상식 밖의 공격을 받았다. 도를 넘어선 이 같은 공격에 대해 새누리당은 물론 진보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15번으로 첫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 된 이자스민 당선인을 둘러싸고 선거 직후 인터넷과 SNS에는 이 당선인에 대해 이른바 '제노포비아'라는 외국인 혐오증을 드러내는 인신공격성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우리 역사도 모르면서 국회의원이 되려 한다'거나 '불법체류자가 판치게 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은 물론, '이 당선인이 이주민에 대한 전폭적인 혜택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허위 사실도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조선족 출신 우모 씨가 저지른 '수원 살인사건'으로 인해 '외국인 혐오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당선인을 향한 이 같은 일부 네티즌들의 무차별적 공격에 진보 진영인 서울대 조국 교수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도 우려를 나타내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16일 선거후 처음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새누리당 황영철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이자스민 당선자에 대한 무분별한 공세를 사회적 약자인 이주여성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이양희 비대위원은 "미등록자, 불법체류자 아이들에게는 여러가지 차원의 보호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권고사항"이라며 "민생문제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의 변화에 잘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언급을 통해 새누리당이 다문화가정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21만명에 달하는 결혼이주민이 있는 가운데 이들의 대표격인 이자스민 당선인이 의정활동을 통해 어떤 긍정적 변화를 몰고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