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북한]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강철 대사를 추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강 대사는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 안에서만 머물며 일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5일 현지 언론 더스타에 따르면 북한대사관의 김유송 영사가 이날 오전 신문을 수거하러 잠깐 얼굴을 비췄고, 소수의 사람들이 대사관을 출입하는 것이 목격됐으나 강 대사의 출국 일정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말레이 정부는 강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오는 6일 오후 6시(한국시간 6일 오후 7시)까지 말레이를 떠나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한국 등 외국과 결탁했다고 주장하며 믿을 수 없다고 말레이의 수사를 전면 비난해 온 탓이다.
강 대사는 아직 추방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싼 말레이와 북한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강 대사가 말레이를 떠나면 사실상 양국의 소통 채널은 마비되는 셈이다. 앞서 말레이는 지난달 20일 모하맛 니잔 평양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 지난 2일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북한과 무비자협정을 체결하고 있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말레이가 무비자협정을 파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말레이 경찰은 리정철이 풀려나 말레이를 떠난 3일 북한 국적의 용의자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에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북한대사관에 용의자 현광성의 신병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현광성이 면책특권을 가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인데다 두 사람이 치외법권 지역인 북한대사관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의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게다가 경찰 내부에서는 "정황 증거만 있고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독성 신경작용제 VX를 김정남의 얼굴에 묻혀 암살에 직접 관여한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는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형법 제302조에 따라 유죄판결 시 사형까지 받게 된다.
흐엉과 아이샤의 첫 공판은 다음달 1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