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도덕에 대한 인식, 도덕 교육에서 황금률이 차지하는 중요성 회복, 그리고 넘침의 윤리는 세계화의 과정에서 크게 요구되는 보살핌의 경제를 위한 훌륭한 기초가 될 수 있다.”
[기독일보]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W스테이지에서 '윤리와 인간의 삶' 7섹션 ‘윤리의 정신적 차원’ 다섯 번째 강연으로 강영안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보편 윤리 – 자비, 인, 인인애(隣人愛)’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 교수는 “세계 윤리 또는 보편 윤리 연구를 위해 개인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와 기관들도 세계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과 관련해서 윤리적인 문제들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보편 윤리의 가장 중요한 규칙으로 황금률의 가치를 고려하며 인간에게 공통의 윤리가 가능한지 화두를 던졌다.
그는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라는 유명한 이야기를 인용하며 “이 비유에서 윤리적 행위의 네 가지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네 가지 요소는 사건에 관한 지각과 지식, 상황에 대한 민감한 반응, 그에 따른 행동, 그리고 결과들에 대한 배려이다.
그는 “사마리아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그가 마땅히 할 수 있는 적합한 방식으로 보고 행하는 것, 이것이 윤리의 시작”이라고 말하며 “진정한 윤리에는 문화와 종교와 인종과 사회의 경계가 없고 윤리적 실천을 위해 문화는 매우 긴요하고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통 도덕’의 가능성을 위해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석좌교수로 있는 로버트 메리휴 애덤스와 시카고 대학에서 가르치다가 타계한 윤리학자 앨런 도내건을 인용했다. 그에 의하면 “애덤스는 공통된 윤리 이론은 없다 해도 여러 문화가 공통으로 공유하는 공통 도덕은 존재한다”고 설명하고 “도내건은 애덤스와 반대로 인간 공동체의 사실상의(de facto) 구성원들과 권리상의(de jure) 구성원들을 구분하고 권리상의 구성원들로부터 나오는 의무만이 유일하게 인종, 문화, 종교적 차이들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 공동체가 공유하는 공통 도덕의 엄격한 의미와 연관된다”고 말했다.
그는 “애덤스와 도내건 사이의 대립은 칸트와 헤겔 사이의 대립을 상기시킨다”면서 “공통 도덕과 관련하여 칸트 또는 도내건의 견해가 선험적(a priori) 체계로서 최선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렇다면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 공통 도덕을 찾는 것이 가능한가. 그는 “도내건의 ‘형식적인’(formal) 접근법 또는 칸트적인 접근법과 애덤스의 ‘실질적’(material)인, ‘사회적인’ 접근법 또는 헤겔적인 접근법 사이에 제3의 길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세계 윤리 또는 보편 윤리를 추구하는 대부분의 학자들은 황금률을 공통 도덕과 보편 윤리의 기초로 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황금률을 자기 자신과 타자, 나와 남 사이의 ‘상호성’의 규칙으로 이해한다는 의미이다. 남이 나에게 해 주기를 원하는 만큼 나도 남에게 해주고, 남이 나에게 해주는 만큼 나도 남에게 해주어야 한다는 규칙을 다름 아닌 황금률로 보는 것이다.
그는 누가복음 6장 31절에 황금률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남들이 너에게 행하기를 원하는 대로 남들에게 행하라’라는 말과 공자가 말한 ‘남이 너 자신에게 행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을 너는 남에게 행하지 말라’라는 말을 인용하며 “황금률이 상호성의 규율로 일반적으로 이해될 때 완벽하게 기능할 수 있고 적어도 거의 모든 인간성의 공통적인 도덕적 지혜의 표현이자 하나의 도덕적 절차로서 완벽하게 기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리와 인간의 삶' 7섹션 ‘윤리의 정신적 차원’은 김용환 한남대 명예교수의 ‘관용과 신념’(3월 4일),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세계화, 다문화 시대의 윤리’(3월 11일) 강연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