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3.1운동은 3.1 '혁명'이다!" 이만열 박사(숙명여대 명예교수)가 3.1운동을 3.1혁명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23일 태화빌딩 지하강당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준비 학술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전한 이 박사는 "한국의 민주운동이 3.1운동을 계기로 확연하게 드러났으며, 그 전과 후를 구분할 수 있는 경계선이 되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만열 박사에 따르면, 3.1운동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혁명'이라는 용어는 이미 등장했던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미 학술적인 쟁점으로 등장했었는데, 그것은 그 사건을 바라보는 역사적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혁명은 그 운동력이 체제를 바꾸었거나 거기에 준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선진들이 이미 3.1혁명이라 부른 적이 있다"면서 "그것은 독립운동적 측면에서는 '민족혁명'적 성격을 가졌다고도 했고, 전근대적인 정치체제를 뒤엎고 새로운 정치사회체제를 재래했다는 점에서는 '민주혁명'으로 봤다"고 했다.
특히 강점 후 일제는 일체의 집회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았고, 포고를 통해 민간에서 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했으며, 몇 차례의 조사를 통해 갖고 있는 무기마저 신고해 몰수해 갔다. 그 때문에 종교계 이외에는 민간이 스스로 집회할 수도 없었고, 이런 상황에서 3.1운동 같은 거족적 민족운동을 조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고 한다. 이 박사는 "여기서 종교인들의 역할이 나타날 수 있었다"면서 "3.1운동은 그 발화만으로 본다면,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종교계가 연합해 이룩한 거대한 민족운동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만열 박사는 3.1운동이 일제 강점 초기 생존권조차 박탈당한 한국민이 당시 세계의 한 조류인 민족자결주의의 흐름을 기민하게 활용해 일으킨 민족독립운동이요, 이와 함께 민중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국가를 건설하려는 민주사회 건설운동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운동이 비폭력의 방법으로 동양 평화, 나아가서는 세계 평화를 이룩하려는 세계사적 목표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박사는 3.1운동에서 나타난 핵심적인 정신이 우선 민족독립과 인간해방을 위한 자주(자유)정신을 들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정치, 사상, 신앙, 문화적 자유를 의미했다면서 "이는 곧 '민족의 자주적인 존영을 위한 정치적 자유'와 '민족의 생존권을 위한 경제적 독립', '언론 집회 결사를 위한 사상적 자유' '민족문화 창달을 위한 자유'를 의미한다"고 했다.
또 이 박사는 "3.1운동에서 나타난 '민주 정신'이 백성이 주인되는 민주국가의 건설로 구체화 되었다"고 말하고, "군국주의 일제가 이 땅에서 '식민지근대화'를 앞세워 자유와 창의성을 말살하고 있는 동안에 한국민은 망명지의 어려운 여건 하에서 민주적으로 정부를 조직하고 민주 훈련을 실험해 갔다"면서 "한국 민주화의 여정이 이렇게 깊었던 것은 그 뒤 서구화로 포장된 이승만의 위장민주주의와 일제 군국주의 아류인 박정희의 유신민주주의를 극복하는 데에 결정적 힘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이민족 겸제(箝制)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독립정신은 자주정신의 발로인데, 일제 강점기 끊임없는 항일 투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이 자주정신 때문"이라 말하고, "(결국) 자주민은 자기 스스로 원하는 정부를 만들어 냈으며, 민주적이고 다수의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공화제는 3.1운동의 혁명적 열정을 바탕으로 임시정부 운동을 통해 구체화 됐다"고 전했다. 그는 "1919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민주공화제를 실험할 수 있었던 것은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되도록 하겠다는 3.1운동의 결정적 산물"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3.1운동은 선진들이 이미 사용해 왔던 '3.1혁명'이라는 용어로 대체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3.1만세운동과 종교계"란 주제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이만열 박사의 기조강연 외에도 "무단통치기 조선총독부의 종교정책과 한국 종교계의 동향"(김승태) "3.1만세운동과 천도교"(조규태) "3.1만세운동과 불교"(김광식) "3.1만세운동과 기독교"(이덕주)란 주제로 발표가 이뤄졌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이사장 윤경로) 주최로 열린 행사는 한국기독교역사학회가 주관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공동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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