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멜버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 집회에 참석한 영부인 멜라니아의 기도가 화제가 됐다. 다름이 아닌 주기도문(the Lord's Prayer)을 낭독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전용기에서 내려 모습을 드러내자 이날 모인 9,000여 명의 지지자들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멜라니아는 지지자들을 향해 감사를 표하고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박수와 함께 아내를 응원했다.
잠시 긴장한 듯한 표정의 멜라니아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기도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주기도문을 기도대신 읽어나갔다. 주기도문이 끝나자 군중들은 크게 환호하며 화답했다.
그러나 트위터 등 SNS에서는 멜라니아의 주기도문 낭독에 대해 즉시 찬반으로 의견이 엇갈리며 논쟁이 벌어졌다.
보수성향의 사람들은 '영부인이 기독교 신앙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고 칭찬한 반면, 진보성향의 사람들은 '정교(정치와 종교) 분리의 원칙(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을 위반했다'고 크게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국 역사를 볼 때 정치인들의 신앙적 발언은 많았으며, 미국 역사상 수많은 대통령들이 공식석상에서 기도를 해왔다. 이는 미국 건립역사가 기독교(청교도) 정신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이다.
앞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교회의 언어를 사용해 연설한 것으로 유명하며 공식석상에서 기도를 했고, '911 테러' 사태가 있던 날 '국민 애도의 날'(기도의 날)로 선포하며 전국민이 추모하도록 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침례교인으로서 대통령 재직시절에도 주일학교에서 선생으로서 가르치고 빌 클린턴 대통령도 성경 구절을 암송하며 교회 언어를 연설에 사용했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도 독실한 침례교인으로서 기독교적 가치관로 정치했다고 말해 왔다.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은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외우고 있는 '주기도문'을 멜라니아가 외우지도 않았고, 게다가 보고 읽었다며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수많은 인파 앞에 나서게 된다면 나라도 적어서 읽을 것이란 옹호의 목소리도 함께 소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멜라니아가 영부인으로서 공식석상에서 주기도문으로 기도한 것은 지난 8년 간의 오바마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미국 안에서 움츠러들었던 기독교인들을 격려하고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의미 있는 신호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