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북한] 김정일의 장남이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네 번째 용의자로 북한 여권을 소지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17일 밤 셀랑고르 주에서 체포된 이 남성은 만 46세(1970년 5월 6일생) '리정철(Ri Jong Chol)'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된 말레이시아 서류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이 외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에 앞서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등 여성 용의자 2명과 시티 아이샤의 말레이시아인 남자친구를 체포한 바 있다.
이날 체포된 리정철은 당초 경찰이 밝힌 도주 남성 용의자 4명 가운데 1명으로 추정된다.
경찰 발표에 앞서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중국보 등은 이 남성의 체포 사실을 보도하며, 경찰이 이 남성이 복수의 이름을 사용하거나 가짜 신분증명서를 사용하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정철'이라는 인물이 현지 일부 언론이 지목한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인지 다른 누군가에게 고용된 청부업자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 경찰은 그가 김정남의 암살을 실행한 주모자이자 공작원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에 붙잡힌 여성 용의자 2명은 모두 김정남을 모른다고 주장하거나 "장난인 줄 알았다"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수상한 행적이 많은 상황이다.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북한 여권 소지자가 처음으로 체포돼 이번 사건의 배후를 밝히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말레이시아 중문 매체 성주(星洲)일보는 이날 폐쇄회로(CC)TV에 찍힌 남성 4명의 사진을 공개하며 이들이 김정남 암살 용의자라고 밝혔다. 이들 중 베이지색 모자를 쓴 한 명은 경찰이 체포한 북한 여권 소지 남성과 외모가 흡사하다고 경찰은 확인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에서 여성 2명의 접근을 받은 후 신체이상을 호소해 병원에 옮겨지던 중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