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자카르타 주지사 아혹, 인니 이슬람교계 반대 이기고 재선에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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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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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선거 1차 투표서 '신승'…4월 결선 투표서 최종 결정
▲중국계 기독교인으로서 사상 첫 재선에 도전하는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일명 아혹) 주지사가 가족과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카르타포스트

[기독일보=국제]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주지사 선거에서 중국계 기독교인으로서 사상 첫 재선에 도전하는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49·Basuki Tjahaja Purnama·일명 아혹) 현 주지사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치뤄진 '2017 인도네시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1차 투표에서 강경 이슬람교계의 낙선운동에도 승리를 거뒀다.

16일 일간 꼼빠스와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개표결과 아혹 후보가 득표율 42.87%를 기록하며, 교육부 장관을 지낸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39.76%)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아구스 하리무르띠 후보(17.37%)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다만 아혹 현 자카르타 주지사를 비롯한 세 후보자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오는 4월 19일로 예정된 결선투표에서 상위 두 후보 간 최종 결과가 판가름 나게 됐다.

자카르타 총선거위원회(KPU 자카르타)가 집계하는 공식 개표 결과는 약 2주 뒤에 나온다.

아혹 주지사는 전날 주요 매체들의 사전투표 예측결과에서 승리가 예상되자 "당연히 1라운드에서의 승리를 원하고 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다. 지금까지의 결과에도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면서도 "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7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개표결과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 현 주지사가 승리한 거승로 조사됐다. ©자카르타포스트 인터넷 캡처

이번 선거의 관건은 아혹 주지사의 재선 여부였다. 그는 지난 50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비 무슬림 자카르타 주지사이자 최초의 중국계 지도자다. 부패척결에 앞장서고 자카르타 인프라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 시민들의 강한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불거진 이른바 이슬람교의 '신성 모독' 혐의로 기소되며 홍역을 치러왔다.

최근에는 약 10만 명 규모로 이른바 ‘반(反) 바수끼’ 시위가 연쇄적으로 개최돼 아혹 주지사를 낙선 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아혹 주지사의 낙선을 바라는 후보 및 이슬람교도들의 정치적 행동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도 받아 왔다.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이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 자카르타(아혹) 주지사가 '알라를 모독'해다며 시위를 하고 있다. ©ICC페이스북

선거를 4일 앞둔 지난 11일에도 자카르타의 이스띠끌랄 모스크을 중심으로 수만 명이 모여 '내 지도자가 무슬림이면 좋겠다', '이교도 지도자를 뽑는 것은 금지 돼 있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기독교인이 아닌 무슬림을 차기 지도자(주시자)로 뽑을 것을 촉구하는 기도회가 열리도 했다.

이에 따라 강경 이슬람단체를 비롯한 무슬림들의 ‘반 바수끼’ 시위는 결선투표가 진행되는 4월까지 수차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에서 아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이슬람교계의 정치행위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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