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자살예방센터Lifehope 본부장 조성돈 박사(실천신대 교수, 목회사회학연구소장)가 자신의 SNS를 통해 "죽음을 달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자살예방 사역을 하면서 느끼는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조성돈 교수는 "때로는 너무 빠져서 내가 우울함을 경험하게도 된다. 울컥 울음이 터져 나올 때도 있다."고도 했지만, "나에게 은사 하나를 주셨는데 슬픔, 우울함을 저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혹 자살예방을 한다는 사람을 만나면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은 그의 글 전문이다.
[170207 조성돈 교수 페이스북 글]
어제 모임을 하고 있는데 한 선배가 묻는다. 그렇게 자살예방활동하면서 자살 하려는 사람들 이야기 듣고, 죽는 이야기하고 그러면 힘들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은 상당히 힘들다. 죽음을 달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 다만 내가 피하지 않을 뿐이지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때로는 너무 빠져서 내가 우울함을 경험하게도 된다. 울컥 울음이 터져 나올 때도 있다.
그런데 하나님이 나에게 은사 하나를 주셨다. 슬픔이나 우울함을 저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깊이 빠지다가도 슬며시 잊고 산다. 덕분에 힘은 들어도 위험하지는 않다.
자살예방 활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울증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본인들이 그러한 힘든 경험을 해 보았기 때문에 이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꽤 있다. 그러다 보니 상담을 하고, 공부를 하고, 생각을 하면서 우울이 깊어지는 경우들이 있다. 더군다나 관계를 맺고 상담을 하던 사람이 죽기라도 하면 그 충격은 헤어나기 어렵다. 죄책감, 좌절감, 슬픔, 분노 등의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보면 자살예방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묘한 동지의식이 있다. 이 험난한 사역을 함께 간다는 생각들이다. 더군다나 빛도 안 나고, 광야와 같이 아직 보상도 없고, 결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일에 뛰어든 사람들끼리의 동지의식이다.
혹 자살예방을 한다는 사람을 만나면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다. 인정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해볼만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