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사회]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법정에서 진술했지만, 최씨 측은 "문서 작업하는 걸 봐놓고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라고 지적하면서 진실 공방을 벌였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고 씨는 지난 2014년 말 의상실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 말했다.
고 씨는 "처음엔 대통령의 옷을 만들던 홍모 씨 의상실에 좋은 원단을 구해주고 거기에 맞게 가방을 만들다가 최순실 씨의 관여로 2013년 중순 쯤부터 직접 옷을 맡게 됐다"고 진술했다.
고 씨는 "최 씨가 대통령의 옷도 만들어보겠다고 하니, 최 씨가 믿을 만한 사람으로 팀을 한번 짜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위험한 느낌이 든 이유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고 씨는 최 씨의 지시에 따라 국가 정책이 운영되는 것이 겁이 났다고 답했다.
고 씨는 “최 씨가 차은택 씨에게 국가브랜드를 얘기하면서 장관이나 콘텐츠진흥원장 등 자리가 비어있는데 추천해라”고 했고, "실제 최 씨가 추천을 받은대로 그것(임명)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겁이 났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또 "최 씨가 청와대에도 자주 오가고, 청와대 비서들을 개인 비서 마냥 대했다”고 말했다. 또 최 씨가 "대통령 때문에 일을 한다"고 말해, 둘의 관계가 가까운 걸로 알았다고 덧붙였다.
최씨 변호인은 고씨에게 "최씨가 문서 작업을 하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고씨는 "문서 작업을 하는 도중에 화면을 본 것"이라며 "문제가 있었으니 멈추지 않았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이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한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고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씨는 앞선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에서도 고씨의 진술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