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고객님이 요청하신 곳과 가까운 곳에 빈차가 없어 연결을 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구정 새벽!
콜택시회사로부터 받은 문자였습니다.
순간 당황하여‥. 시간을 보니 행신역까지 걸어갈 일이.‥ 아득했습니다.
그때 마침... 복도 끝 현관문이 열리더니.‥
복도 조명등에 비친 희미한 실루엣 하나...
평소 마주쳐도 눈인사조차도 하지 않던 새침댁이, '3둥이 엄마'였습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하면 쑥스러울까 하여‥. 그녀 먼저 보낸 후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미적대고 있었는데…
"아저씨‥. 빨리 타세요!"
"아‥. 예‥. 고맙습니다. 이른 새벽에 어디 가세요?"
"성당에요. 행신역 앞에 있는…"
"혹시… 차있으세요?"
"예, 제차 타고 갑니다."
"혹시,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뭘요?"
"시간이 빠듯하고 콜택시는 안 온다 하니…"
"타세요!"
나는 본의 아니게 '여타족'이 되었다.
- '여타족'이란… '야타족'과 정반대 개념인 ‘여보세요. 나 좀 타도 되나요?’ ㅎㅎ
행신역까지 오는 몇 분 동안 수년간 살면서
그녀와 나눈 것보다 몇 갑절의 실속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천국형 우버콜택시비'를 치약으로 결재했습니다.
(파인프라치약 사진)
건널목 건너오자‥. 행신역 편의점 앞에서 어떤 귀성객이 빙판에 무거운 여행가방 끌고 가다가 빙판에 꽈당하는 것을 보았다. 행인들이 다들 걱정되어
'아이고 아저씨… 노 프로블램이여?'
나도 혹 마침 그 시간에 '3둥이 엄마' 못 만났으면…
어둡고 길고 긴 빙판귀향길 초입부터 힘들었을 텐데…
문득 어제 만난 어느 젊은 목사님과 나눈 대화가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지난 세월 내 처지를 아는 그가 묻기를
"심 집사님, 요즘 어떠세요?"
"저는요… 요즘, 만사형통입니다!"
"오, 그래요?"
"왜냐면‥. 스스로 '난세의 최종병기'라고 매일 되뇌고 사니까요. ㅎㅎ"
"그러세요? 기쁘시겠습니다."
"그래서‥. 인생 캐취플레이즈도 이걸로 바꿨어요.
'유어 플로블름 이즈... 마이 비즈니스(Your Problem is My Business)!' YPMB! ㅎㅎ"
"우아, 원더풀한 콩글리쉬입니다."
나는 어쩌면 이 시대 에너자이저(Energizer)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나도 힘이 딸릴 때엔…
그 힘 매일 하늘에서 충전 받고 있습니다. ^^
'하나님의 도움없이 무엇이 성사 되겠습니까?'
구정명절
귀경길 열차 안에서…
<가문의 부활> 저자
‘창작서예가’ - 천하제2식객 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