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당을 어떻게 볼 것인가?

칼럼
▲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크리스천투데이 DB

안녕하십니까? 서경석목사입니다. 오늘은 기독당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저는 과거에는 기독당(기독자유민주당)에 대해 많이 부정적이었습니다. 기독당을 하시는 분들의 대표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고 이 당이 오히려 기독교 망신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미 존재하는 정당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독당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로 기독당은 먼 훗날에도 원내 교섭단체를 꿈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말고 2-3석의 비례대표만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이번에 기독당이 지역구 공천을 한 것은 잘못입니다. 당선가능성도 전혀 없으면서 우파의 표를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좌파만 도울 뿐입니다. 한국교회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과 같이 가야 합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안의 기독인 국회의원 숫자가 35-40%가 됩니다. 그중 뼈속까지 신앙인인 국회의원이 10-15%는 될 것입니다. 교회는 이들과 깊은 유대를 갖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기독당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정당이 아니라 기독당의 독특성 때문에 교회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기독당은 바른 말을 하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다른 정당이 국민의 눈치를 보면서 포퓰리즘에 빠질 때 이에 결연히 맞서야 합니다. 다른 정당이 국회의원의 집단이기주의에 빠질 때, 이를 결연히 반대해야 합니다. 또 지금처럼 종북좌파세력, 김용민과 같은 저질세력,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세력이 나라를 좌지우지할 때 이에 결연히 맞서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기득권세력의 횡포와 독점에 맞서서 억울한 사람,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의 편에 서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등대와 같은 정당입니다.

셋째로 기독당은 기성 정당처럼 행동하지 말고 시민단체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행동가짐부터 국회의원으로서의 특권을 일체 포기하고 시민단체 실무자처럼 살아가는, 시민과 함께 하는 정당, 독일의 녹색당과 같은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넷째로 기독교의 가치를 생명처럼 소중하게 지키되 기독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지금 기독당은 은행이자 2%를 강조합니다. 이 점은 참으로 잘못되었습니다. 백번을 양보해서 그것이 가능하고 나쁘지도 않은 주장이라 하더라도 이점을 전면에 부각시키면 안 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기독당을 기독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우습게 볼 것입니다. 기독당이 대변해야 하는 사람들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나라의 양심이어야 합니다. 기독교인이 기독당을 보면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껴야 합니다. 

다섯째로 기독당은 어느 한 사람에 의해 장악되거나 좌우되면 안 됩니다. 재정문제나 당내 민주주의, 당 조직에 있어서 기존 정당이 감탄할 정도로 민주적이고 모범적이어야 합니다. 기성정당보다 기독시민단체처럼 행동하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요즈음 너무 많은 애국시민들이 새누리당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종북좌파 척결을 해낼지, 포퓰리즘과 결연히 맞설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많습니다. 요즈음 저는 이번 총선에서 우파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역구는 당연히 새누리당을 찍어야 하지만 비례대표는 정말로 새누리당을 찍고 싶지 않다는 사람을 수없이 만납니다. 그러면 비례대표 후보는 어떤 당을 찍을까? 마땅히 생각나는 당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히 기독교인들은, 기독당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4.11총선에서 한국교회가 과거보다 훨씬 더 열심히 기독당을 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지난 총선 때보다 국회진출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새누리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비례대표 투표를 기독당에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독당이 종북좌파세력과 결연히 맞서는 일에서 분명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독당이 두명의 국회의원만 배출해도 그분들이 귀하게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원내진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내진입 후에 기독당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기독당 주변에 구정치인이 몰려들어 기성정당처럼 되면 절대 안 됩니다. 기독당은 원내진출 후에 재창당 수준의 자기혁신을 해야 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완전히 새로운 조직을 갖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당비를 내는 당원만 수십만이 되는 모범적인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교회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점은 위기에 처한 나라를 어떻게 잘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 일을 위해 기독당이 한 축을 잘 감당한다면 정말 좋을 것입니다. 기독당 대표이신 김충립 목사께서 충분히 잘 해내실 것으로 믿습니다. 한번 멋있게 잘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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