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역사의 기록은 남아서 교훈과 함께 아픈 기억을 남겼다. 각 언론(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국민일보, 문화일보)이 2016년 ‘10대 뉴스’로 뽑은 것을 살펴보자.
국내 10대 뉴스로는 단연 ‘최순실 국정농단’ 문제가 1위이다. 5개 언론사 공히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시위에 대한 것을 가장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이 사건은 결국 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헌정 사상 두 번째 기록과 함께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으며, 현재 헌법재판소에서의 그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두 번째 중요한 뉴스로 ‘촛불시위’를 따로 순위에 매겨서 중요 뉴스로 전하고 있다. 그러나 두 언론은 ‘촛불시위’에 맞서 일어난 ‘태극기 집회’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다음을 차지하는 것이, 공천파동으로 인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소식이다. 이에 대하여 동아일보, 문화일보, 한겨레가 비중 있게 보고 있고, 국민일보는 중간 쯤 순위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이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20대 총선에서 참패하여 여소야대 정국이 16년 만에 이뤄졌고, 보수층이 힘을 잃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다뤄진 내용이, 북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꼽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9월 9일에는 5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였다. 이로 인하여 정부는 2월 10일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강경한 대북제재를 실행하였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한겨레는 유독 중요 뉴스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는 소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수수 금지’에 대한 보도이다. 이에 대해서는 5개 언론사가 모두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지난 해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문제는 경북 성주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는 문제였는데, 5개 언론이 중간급 중요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
그 다음 순서로 다루어진 문제는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의 바둑 대결을 꼽고 있다. 지난 해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이 9단이 패하자,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 다음 순위로는 경주에서 강도 5.8의 강진이 일어난 사건이다. 이 5.8의 강진은 천년고도 경주에서 일어나 충격을 주었고, 여진도 555차례나 이어져 한반도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밖에도 3개사 언론 이상에서 다뤄진 것은, 역대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이다. 이로 인하여 닭/오리 등 가축이 3,00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 되었다.
또 2개 언론사 이상에서 다뤄진 문제는, 삼성 갤럭시 노트 7의 발화문제이다. 삼성은 지난 8월 ‘갤럭시 노트7’을 선보였으나, 잇단 밧데리 발화로 인하여 스마트폰 최초로 단종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그 외에도 해운/조선/철강의 구조조정 문제를 다룬 언론이 2군데였고, 검찰의 가습기 조사를 다룬 언론도 2개사, 그리고 법조 비리 문제도 2군데의 언론에서 ‘뉴스 10’에 올려놓았다.
그 외에 타 언론이 다루지 않은 문제를 다룬 언론과 기사로는, 조선일보가 소설가 한 강 씨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받은 것을 포함시켰고, 동아일보는 미세먼지 문제를 다뤘다. 국민일보는 유일하게 국정교과서 문제를 ‘뉴스 10’에 올려놓았다. 한겨레는 강남역 살인 사건의 여성 혐오에 대한 문제를 다뤘다.
해외 소식으로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1위, 영국의 EU 탈퇴, IS(이슬람국가)를 추종하는 사람들에 의한 유럽 전역에서의 테러, 쿠바의 카스트로 사망 사건,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대중 가수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지구촌 난민 시대, 남중국해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갈등, 미국의 금리 인상, 브라질 리오 올림픽에서의 한국 4회 연속 ‘톱10’ 소식을 포함시켰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유엔의 대북제제 결의안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었지만, 언론은 중요성을 따져, 10대 뉴스로 압축하여, 세상에서의 일들에 대한 정리를 하였다. 언론에 의해서 크게 부각된 것과 세상을 지탱하는 것들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형 사건들이 주는 두려움과 영향력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최종, 최후의 주관자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세상을 이끌어가는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믿는다. 그리고 언론에 비춰지지 않았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일들은 훨씬 많았을 것이다. 2017년에는 대형 사건들이 줄어들고, 사람이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또 한 가지는 언론에 의한, 왜곡과 선동이 없는, 그야말로 ‘정론’과 ‘직필’과 ‘균형’과 ‘온기’가 묻어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