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경제] 지난해 연말 이후 계란과 라면, 맥주, 빵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 생활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5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지난해 6월과 12월의 가격을 비교했을 때 상승 폭이 가장 두드러진 가공식품은 아이스크림(빙과), 음료, 두부다.
특히 해태, 롯데, 빙그레 등 주요 기업들의 대표 빙과류의 인상률은 10%를 웃돌았다. 롯데푸드의 돼지바 가격은 11.6%, 빙그레의 메로나는 11.9%, 해태제과의 바밤바는 12.7% 각각 올랐다.
음료수 중에서도 코카콜라(1.8ℓ)와 롯데칠성 게토레이레몬(600㎖)가 6.8%, 14.7% 각각 인상됐다. 같은 기간에 풀무원의 '국산콩두부'(찌개용·350g)와 CJ제일제당의 '행복국산콩두부'(찌개용·380g)도 각각 2.1%, 3.4% 올랐다.
신라면(5개입) 판매가는 농심의 가격 인상 영향으로 0.78% 올랐으나, 다른 라면 제조사는 눈치를 보며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서민의 대표 음식 '국수'의 재료인 CJ제일제당의 '제일제면소 소면'도 같은 기간에 26.2%나 뛰었고 농심 켈로그의 '스페셜K오리지널'도 20% 인상됐다.
공산품 중에서는 생리대, 건전지, 주방 세제 등의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에 많이 뛰었다.
주방 세제의 경우, 대부분 브랜드의 가격이 올랐다. LG생활건강의 자연퐁은 11.2% 올랐고 애견 항균트리오는 1.5%, CJ참그린은 0.8% 각각 인상됐다.
건전지로는 듀라셀 AA와 벡셀 AA가 각각 13.6%, 4.9% 올랐다.
여성들의 필수품인 생리대도 유한킴벌리 '화이트'와 '좋은 느낌'이 각각 3.11%, 1.3% 인상됐고 LG생활건강의 바디피트도 0.4% 상승했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과 구두도 일부 품목에서 올랐다.
소다·금강·닥스 구두는 지난해 6월 소재인 피혁 가격 상승 탓에 소비자 판매가가 3∼5% 뛰었다.
랑콤·입생로랑 등을 수입하는 로레알 화장품과 에스티로더·맥 등을 판매하는 엘카 화장품은 각각 지난해 11월과 9월부터 일부 제품을 평균 6% 정도 비싸게 팔고 있다.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재료비·물류비·인건비 상승 등을 내세우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라면 값을 올리면서 "2011년 11월 마지막 가격조정 이후 누적된 판매 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 비용의 상승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코카콜라도 지난해 10월 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5% 인상한 뒤 "유가, 원당 등의 급격한 가격 상승, 제조경비 및 판매 관리비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구두와 화장품 업체 등도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제품값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생활용품업체 등 일부 제조사는 가격 인상요인을 유통업체에 돌리기도 한다.
한 생활용품 업체 관계자는 "생활용품은 독점적 지위를 지닌 제조사가 없어 경쟁사에 비해 비싸면 팔리지 않는다"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유통업체가 받지 않겠다고 하면 판매할 수 없으므로 가격 결정권은 사실상 유통업체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