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사이로 한쪽(멕시코)에서는 대마초 마약을 금지하느라 사람들이 죽고 있는데 다른쪽(미국)에서는 동일한 마약이 오락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합법화되고 있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마리오 델가르도 멕시코 상원의원이 지난 13일 멕시코 상원에서 대마초의 의학용 사용을 합법화하는 법안이 통과될 때 한 말이다. 이날 멕시코 상원에서 이 법안은 97 대 8로 채택되었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서도 미국을 따라 마약으로 금지되었던 대마초의 오락용 사용 합법화의 길이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미국에서는 지난 11월 8일 캘리포니아, 메사추세츠, 네바다, 메인에서 주민투표로 대마초를 오락용 사용하는 것이 합법화되면서 총 8개주 및 워싱턴 DC에서는 정해진 소량의 대마초를 오락용으로 피워도 처벌받지 않게 되었다.
특히, 미국 전체인구의 12%가 사는 미국 내 최다인구 주인 캘리포니아에서 대마초의 오락용 사용이 합법화되면서 다른 주는 물론, 국경을 접하고 있는 멕시코에 영향을 주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 10년동안 마약 갱 조직들과의 전쟁을 벌이며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멕시코 마약 갱들은 멕시코 산간에서 재배한 대마초, 헤로인, 코카인 등 마약을 미국으로 밀매해 멕시코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이들과 ‘마약전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멕시코에서는 마약으로 단속, 금지되고 있는 대마초가 미국에서 주별로 합법화되면서 멕시코 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군대와 경찰은 지난해 멕시코에서 450톤의 대마초를 찾아내 폐기했고 6000에이커의 대마초 재배농장의 문을 닫게 했으며 미국의 국경정찰대는 2015년 국경을 넘어오는 멕시코산 대마초 750톤을 적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에서 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캘리포니아에서 대마초의 오락용 사용이 합법화되자 멕시코에서 피흘리며 대마초를 단속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며 미국처럼 합법화하면 단속하느라 치러야할 인명피해도 없어지고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멕시코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대마초 합법화는 멕시코 마약 갱 조직들이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를 비롯, 미국 소비자들에게 대마초를 공급하는 최대 외국 공급처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