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편집부]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6년이 저물고 2017년이 다가오고 있다. 많은 일들이 한 해 가운데 있었지만, 한 해를 마무리 하며 기독일보는 대사회적으로나 한국교회에나 큰 영향을 줬던 10가지를 꼽아 살펴봤다.
1.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이전부터 몇몇 보도가 있었지만, 10월 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로 촉발된 대통령 사과와 대규모 촛불집회, 그리고 탄핵까지 '최순실 게이트'는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수 성향이 다분했던 한국교회는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이어지는 상황 가운데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의 사이비 성향이 알려지고, 박 대통령에 큰 영향을 줬다는 사실과 그가 '목사' 호칭을 사용하며 교계 활동도 벌였다는 사실에 한국교회는 회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반면 진보계에서는 활발한 비판이 이뤄졌다.
2. 개신교, 한국 최대 종교로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발표에서 개신교가 1등을 차지했다. 그 뒤는 불교, 천주교였다. 사실 이런 결과는 개신교계가 그동안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모두 성도가 줄거나 오히려 답보상태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에 대해 한국교회 내에서는 "하나님께서 다시 기회를 주신 것"이란 환영의 목소리도 있었고, "쉽게 갔다가 쉽게 떠나는 현대인들의 종교적 경향"일 뿐이라는 신중한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한국사회 '종교없음'(56.1%) 대답이 '종교있음'(43.9%)보다 더 많았다는 것, 이러한 비율이 더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3. 미국 대통령에 트럼프 당선
역시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힐러리와의 대결에서 트럼프는 승리했고, 대통령이 됐다. 이는 동성애 찬성, 낙태 찬성 등의 민주당과 힐러리를 우려하는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선택이란 분석이 있다. 실지로 대선출구조사 결과, 복음주의자들 81%가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고 한다. 트럼프 개인 보다는, 그가 약속한 보수주의적 정책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합리적 선택을 한 것이다. 이제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대통령 트럼프가 복음주의적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연방대법원 판사를 선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역시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에 표를 던진 이유다.
4. 점점 더 번져가는 '동성애'
미국에서 가장 큰 이슈는 '동성애'였고,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은 '동성결혼 합법화'를 결정했다. 그 물결이 한국에서도 넘실거리고 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퀴어축제'로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 서울대와 연세대, 계원예대, KAIST 등 대학가에서는 동성애자들이 학생회장 선거에 나섰다. 동성애를 죄로 여기는 한국교회를 비롯해 종교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연합해 이에 맞서고 있으며, 한국교회는 지난 12월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를 출범했다. 한편 대만도 곧 동성결혼 합법화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 한국교회 공론화 된 목회자 윤리
유명했던 목회자들이 성범죄로 추락했다. 한국교회가 그만큼 더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이로 말미암아 원인분석과 대안마련이 활발했던 긍정적인 면도 있다. 2월에는 여중생 딸을 폭행치사·시신유기 했던 신학교수 부부가 구속되어 한국교회와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들로 말미암아, 한국교회는 목회자 양산 시 성품과 소양 역시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신학교 등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한국교회 문제 해결 실마리는 목회자 윤리의식 정립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 한기총·한교연 통합? 교회연합사업
5년 전 대표회장 부정선거 문제로 보수 기독교계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으로 갈라졌던 가운데, 교단장들을 중심으로 이를 다시 합치자는 노력이 꾸준히 있어왔다. 그 결과 12월 말 현직 대형교단 교단장들이 자신들을 중심으로 2017년 1월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를 구성하고, 한기총과 한교연을 아우르자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동성애와 이슬람, 종교인 과세 등 대사회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양보와 관용으로 하나되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결과'를 추구하다 보니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경우가 빈번해졌고, 결국 한교연의 외면을 받게 됐다.
7. 예장통합 총회 특별사면 논란
9월 총회 직전 예장통합 총회장였던 채영남 목사가 오랫동안 한국교회 앞에 이단으로 정죄 당했던 故 박윤식 목사(평강제일교회)와 김기동 목사(성락교회), 이명범 목사(레마선교회), 그리고 변승우 목사(구 큰믿음교회) 등을 특별사면 선포했다. 즉시 교단 내외로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교단 내 증경회장단의 조언에 따라 채 목사는 특별사면을 철회했다. 그러자 이번엔 특별사면 대상자였던 4단체가 법정소송을 운운하며 크게 반발했다. 당시 채 목사는 "하나님 주신 비전"이라며 특별사면을 힘차게 선포했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되어버렸다.
8. 기독당 실패
지난 4.13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이 야심차게 비례대표 후보 10명을 내고 도전장을 던졌지만, 정당득표 약 2.6%에 그쳐 국회 입성이 좌절됐다. 당시 3%를 넘겨 2석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출구조사가 있어 개표 초반 기독자유당 관계자들은 환호했지만, 최종적으로는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들 역시 명분은 동성애·이슬람 반대 등이었다. 기독자유당이 다시 한 번 총선 도전에 실패함으로 말미암아, 성직자 정계 진출과 기독교 이름을 내건 정당 출현 주장은 다시금 약화됐다. 대신 올바르고 건전한 기독교 정신으로 무장한 리더를 길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힘을 얻게 됐다.
9. 지저스웨거 '비와이' 신드롬
뜨거운 여름,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5'에서 힙합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비와이(BewhY·본명 이병윤)가 우승했다. 랩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그에게 일반 대중은 물론 한국교회 청소년들이 열광했다. 교회 이야기인데 구태의연하지 않은, 뭔가 신선했고, 뭔가 새로웠다. 비와이는 뛰어난 실력과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 있었으며, 기획사와 인맥, 재력도 없었기에 오히려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무엇보다도 그는 가식적이지 않은, 뜨거운 믿음으로 인정 받았다. 이런 면은 일반 대중들이 먼저 알아봤으며, 그의 신앙을 인정하고 그의 노래를 즐겼다.
10.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 준비
교회 연합단체와 교단들, 신학단체 등을 중심으로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준비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다. 침체된 한국교회의 갱신과 부흥을 다시금 바라며 활발한 활동들이 일어났지만, 정작 변화된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사)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리서치 회사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들은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준비하며 한국교회가 수행해야 할 과제로 '종교개혁 정신으로 돌아가는 복음의 본질 회복'(일반성도 42.2%, 목회자 63.0%)을 꼽았다고 한다. 마틴 루터도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산다"는 말씀에 따라 종교개혁을 이끌었다는 사실,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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