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주만 찾은 日 아베…사죄·반성 언급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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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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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참화 되풀이 안 된다”…'공허한 메아리'
▲2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마련된 구(舊)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희생자 추도시설인 '애리조나기념관'을 참배 후 버랑 오바마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표를 하고 있다. ©YTN 보도화면 캡처

[기독일보=국제·정치]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전쟁의 참화는 두 번 다시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하와이 진주만에 마련된 구(舊)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희생자 추도시설인 '애리조나기념관'을 참배한 뒤 발표한 메시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전쟁에 대한 사죄나 반성은 없었다.

아베 총리는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이 미·일이 격렬히 싸웠던 태평양전쟁으로 비화된 것을 고려한 듯 "여기서 시작된 전쟁이 앗아간 모든 용사의 목숨, 전쟁의 희생이 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영혼에 영겁의 애도의 정성을 바친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는 전후(戰後·2차대전 이후)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를 만들고 법의 지배를 존중하고 부전(不戰)의 맹세를 견지했다"며 "전후 70년 평화 국가의 행보에 조용한 긍지를 느끼며 이 방침을 관철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진주만 공격에서 75년이 되며, 격렬한 전쟁을 하던 미일은 깊고 강하게 맺어진 동맹국이 됐다"며 "이는 내일을 여는 '희망의 동맹'이며, 우리를 결합한 것은 관용의 마음이 가져온 '화해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화해의 힘'을 세계에 호소하고 싶다. 전쟁의 참화는 세계에서 사라지지 않고, 증오의 사슬은 없어지려 하지 않는다"며 "지금이야말로 관용의 힘, 화해의 힘을 세계는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미·일의 어린이들, 오바마 대통령, 여러분 미국인 어린이들, 또 그들의 아이들, 손자, 그리고 세계 사람들이 진주만을 화해의 상징으로 계속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아베 총리는 연설 모두에 진주만 공습 희생자를 추모하며 "조국을 지키는 숭고한 임무를 위해 전함 애리조나에 타고 있던 병사들이 어느 날 불길 속에서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명 한 명에 부모가 있고, 아내나 애인, 아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죽음으로) 모든 생각이 끊겨 버렸다"며 "이 엄숙한 사실을 새기며, 나는 할 말을 잃는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부전의 맹세, 즉 다시는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사는 밝혔지만, 일본의 2차대전 책임이나 이에 대한 사죄, 반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판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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