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경졔] 대통령 탄핵 후 현실화 되고 있는 국정공백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등으로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자 소비자심리와 체감경기가 금융위기 후 7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 또 주택가격전망 지수가 3년 10개월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하락해 앞으로 집값이 내려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보다 많아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6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집계돼 11월(95.8)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12월 CCSI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과 같은 수준이어서 7년 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CCSI가 기준선(2003∼2015년 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20일 전국 도시의 2천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2천50가구가 응답했다.
부문별로 보면 현재의 경기판단과 생활형편이 전월보다 악화됐고 소비지출과 임금수준의 전망 지수도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11월(60)보다 5포인트 떨어진 55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34를 기록한 이후 7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현재의 경기가 6개월 전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전월보다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소비지출전망 CSI도 11월 106에서 12월 103으로 3포인트 내렸다. 경기와 생활형편이 나빠졌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앞으로 소비지출을 줄일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절벽'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1월 107에서 12월 97로 10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2월(95)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으로 1년 후의 집값이 현재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가 그 반대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출심사 강화와 부동산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생활형편전망(93)과 가계수입전망(98), 취업기회전망(68), 현재가계저축(87), 가계저축전망(92), 가계부채전망(100) 등의 지수는 모두 전월과 변동 없이 보합권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