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재단 4개월째 표류…연내 출범 '사실상'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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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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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북한]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연구 및 정책개발 등을 수행하는 북한인권재단의 연내 출범이 더불어민주당의 이사 추천 지연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26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인권재단 이사 여야 추천 몫 10명 중 새누리당(5명)과 국민의당(1명)은 국회사무처 의사국에 명단을 제출했지만, 민주당(4명)은 아직 이사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여야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완료돼야 국회의장의 결재를 받고 정부에 명단을 제출할 수 있다.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상근 이사직을 요구하면서 재단 이사 추천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통일부는 9월 4일 북한인권법 시행 직후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한다는 목표로 서울 마포구에 재단 사무실을 마련했지만, 이사진이 구성되지 않아 4개월 가까이 현판식조차 못하고 있다.

이에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주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인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연내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방침이었지만, 홍 장관과 심 위원장 간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이번 주에 이사진을 추천한다고 해도 창립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을 선출하고 정관을 확정해야 해서 현실적으로 연내 출범은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상근 이사직 인선과 관련한 정부와 야당의 견해차가 여전해 향후 북한인권재단 출범 전망도 불투명하다.

북한인권재단 이사진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5명, 통일부 장관이 2명을 추천해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상근 이사직은 이사장과 사무총장 두 자리이며, 나머지 10명은 비상근 이사다.

차관급인 북한인권재단 이사장은 이사진의 호선으로 선출되며, 사무총장은 이사장이 임명한다.

정부와 여당 추천 인사가 7명이라서 이사장은 정부 추천 인사 중에 선출되고, 선출된 이사장은 정부 혹은 여당 추천 인사 중에 1명을 사무총장으로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상근 이사직 1명을 야당 몫으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상근이사인 사무총장을 야당에 양보하면 북한인권재단 운영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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