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유감스러운 잘못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주인공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의료 경영과 환자 안전을 전공하고 있는 정헌재(34) 씨. 정 씨가 직접 해설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3분 분량의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최근 한국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의료 사고의 원인에 대한 고민과 어떻게 하면 의료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양질의 의료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병원은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숭고한 의미를 지닌 곳이었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그런 숭고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환자안전'이라는 개념"이라고 지적한다.
정 씨는 이 다큐를 통해 몇 년 전 한국에서 처음으로 환자안전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을 때 이를 듣던 한 의사가 "당신이 존스홉킨스에서 공부한답시고 나갔다가, 의사의 적이 되어서 돌아왔군요"라고 했던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술회한다.
"언뜻 제가 하는 일은 의료인이 범할 수 있는 실수들을 잡아내는 역할로 비칠 수 있겠지만, 실제 제가 고국에서 하는 강의의 내용은 '의료과오의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그는 이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존스홉킨스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배운 것들,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일한 경험에서 얻어진 교훈들을 조국에 가능한 한 빨리 전하고 싶고, 그래서 내 나라에서 그런 과오의 발생을 한 건이라도 줄이고픈 마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의 병원에 있는 의사들이 자신을 '의사의 편에 서지 않는 의사'로 여기지 않고, '환자의 편에 함께 서 있는 동료'로 여기고 있다는 게 정 씨의 달라진 느낌이라고 한다.
는 또 다큐에서 "지난 몇 년간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옳은 일을 해야겠다는 진실한 열정이 있다면, 사람들은 이를 믿고 따른다'는 것"이라며 "이 교훈은 앞으로도 저를 움직이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내비친다.
정씨는 한국에서 2002년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3년간의 공중보건의 기간을 마치고 2005년 15명만 선발하는 존스홉킨스의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 '소머 스칼라 (Sommer Scholar)'에 비시민권자로는 유일하게 선발돼 MPH(Master of Public Health) 와 MBA 과정을 동시에 시작했다. 현재는 헬스케어 매니지먼트 및 리더십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또 2006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의료 사고 및 환자 안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선발한 '세이프티 스칼라(Safety Scholar)'로도 활동 중이다. 환자안전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피터 프로노보스트(Peter Pronovost) 교수와 함께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감염 방지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과 한국에서 의료 사고를 줄이고 환자 안전을 극대화하려는 그의 인상적인 활동은 2010년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됐으며, 올해 1월부터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상을 받은 바로 그 비디오다. 존스홉킨스대학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그의 이야기를 첫 화면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