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사유화 저지를 위한 기독교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위근, 이하 대책위)가 2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연세대 방우영 이사장(조선일보 상임고문)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의 만남 추진 등을 결의하는 한편, 집행위원회 확대를 통해 보다 폭 넓게 연세대 문제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NCCK 회원 교단장들과 비회원 교단장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모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방우영 이사장과 만나, 기독교의 입장을 전달하고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도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아직 이 문제에 대한 기독교 내부의 인식 확산이 부족해, 교회의 단합된 힘을 외부로 표출할 수 없다는 데도 공감했다.
참석자들은 이에 연세대 정관 개정과 관련해 불법성을 알리는 전단지 배포, 홍보 동영상 상영 등을 지방 단위, 노회 단위, 교회 단위에서 각각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 참석한 교단장들은 집행위원회 확대를 통해 다양한 방향으로 연세대 문제에 항의할 수 있는 인력들을 확보하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적재적소의 인력배치에 따라 짜임새 있게, 신속하게 일들을 처리키 위해 집행위원회 선임에 관한 권한을 김 총무를 비롯한 실무진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한국교회에 (연세대 사태에 대한) 문제제기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며 “(기독교) 내부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가 전체적으로 이 사태에) 집중하면 상당한 수위의 항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NCCK 이훈삼 국장은 “연세대 사태와 관련해 지방 교회들에 전화를 하면 여전히 이 문제를 잘 알지 못하는 곳이 많다”며 “각 교단 총회장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내부 지침을 내려 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대책위는 현재 연세대와 교과부를 상대로 민사와 행정심판 등 법정 소송 3건을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 재판개정일조차 잡히지 않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는 “이번 사태는 연세대가 아닌 (방 이사장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조선일보와의 싸움일 수 있다”며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조선일보와의 대결국면으로 가기보다 건학이념 훼손 등 연세대 자체의 문제를 사람들에게 더욱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다음 회의를 오는 17일 아침 7시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갖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연세대 문제와 더불어, 최근 바뀐 전기료 정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