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선거 당선 이후에도 미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및 내년도 금리조정 횟수에 대한 기존 전망은 유효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은행 통화정책은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미국의) 고용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시장에서는 12월 인상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인상속도도 정치적인 영향에 크게 좌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다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2017년 중에 적정금리 인상 횟수를 평균적으로 2회 정도로 보고 있어 현재로서는 그런 전망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정책 기조 전환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내외금리차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입과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통위가 이런 측면만 고려해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우리도 곧바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 직후 국제금융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다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과 관련해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트럼프의 선거공약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너무 과대해석한 것 아닌가. 그에 다른 프라이싱(가격책정)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조정되는 결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시장이) 곧바로 안정을 찾았지만 지금의 안정세를 계속 유지할지는 지켜봐야겠다"며 "앞으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 진용의 면면이 발표될 때마다, 출범 후에 여러 정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될 때마다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에 따라서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이 총재는 트럼프 당선자가 선과 과정에서 공약했던 경제정책에 대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철회한다든가,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고, 비관세 장병도 실행하는 안을 담고 있어 정책으로 시현된다면 세계 교역은 물론이고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평가하면서도, "감세나 규제완화, 재정지출을을 확대하고 대규모 인프라투자 등을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하려는 공약도 있어 그런 면에서 보면 국내경제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양면을 지적했다.
특히 이 총재는 미국의 정권교체와 최순실 게이트 등 경제에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예상치 못한 그런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서 구에 따라 국내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한 달 사이에 지난달 전망에 비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만한 성격의 불확실성이 많이 발생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