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한국교회를 섬기는 마음으로 지난 8일 대구동신교회에서 ‘제1회 웨스트민스터 콘퍼런스 인 코리아’를 개최했다. 학문적인 탁월성과 그리스도인의 경건을 동시에 추구하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는 개혁주의 신학으로 한국 신학계와 교계의 많은 지도자들을 배출하여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학교이다.
특별히 이번 행사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피터 릴백 총장과 데이비드 가너 부총장이 직접 방한,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 있어서 윤리적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릴백 박사는 “복음의 핵심이 빠진 도덕적 설교를 주의하라”고 촉구하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한 가장 강력한 증거는 바로 설교자의 삶”이라고 권면했다.
많은 설교자들이 신, 구약 성경 전체의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설교하지만 그 속에 강력한 윤리가 들어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서 행하신 것에 근거해서 우리가 바로 살아야 된다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참석한 260여명의 목회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다.
첫 번째 강의로 릴백 박사가 ‘구속사적 설교에 대한 변증과 윤리적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전했다. 모든 성경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하는 기반으로서의 칼빈의 언약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해서 복음주의 진영에서 널리 퍼져있는 성경해석법인 세대주의와 비교하며 설명해 주었다. 세대주의는 하나님의 백성은 두 종류이며 교회와 이스라엘은 두 개의 다른 실체라는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위한 하나님 나라는 미래적이라 말한다.
이에 반해 언약신학은 하나님의 나라가 미래적일 뿐만 아니라 아직 완전하지 않아도 이미 여기에 있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세대주의자들처럼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를 알라보려고 하기 보다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그분을 섬기는데 바빠야 한다고 외쳤다. 그리고 설교자는 회중들이 ‘이미’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이라는 소망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직설법과 명령법의 은혜를 선포하며 마음에 초점을 맞추며 설교해야 된다고 전했다.
두 번째 강의는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모든 성경에서 설교하며 언약적 설교를 할 때, 칼빈이 어떻게 우리로 하여금 은혜의 직설법과 언약적 책임의 명령법을 공히 선포하도록 인도해 주는지를 가너 박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가너 박사는 개혁주의 성경신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게할더스 보스(Geerhardus Vos)의 설교 『은혜와 영광』에 기록된 설교문을 가지고 설교자를 변화시키며 청중들을 변화시키는 ‘힘 있는 설교’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그에 따르면, 보스의 설교에 대한 가르침을 종합해 보면 중대함과 구심력이라는 중요한 주제가 나온다. 복음의 중대함,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완성된 사역이라는 구심력이 담겨있는 설교를 선포함으로서 힘 있는 설교, 능력있는 설교가 가능하다고 가르친다. 설교자는 복음의 중대함에 뿌리를 내리고, 그리스도의 승리의 메시지를 선포할 수 있다. 또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강권하시는 힘인 구심력에 이끌리기 때문에 설교자는 그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선포하지 않고 개인의 변화를 가져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신실하게 확신을 가지고 선포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세 번째 강의에서 구속사적 설교 원리에 관해서 릴백 박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구약의 맥락에서 신약 교회에게 언약을 설교함의 모범이 되는 직설법과 명령법에 대해서 칼빈의 신명기 29:9~18절 강해를 가지고 강의를 했다. 이 본문에서 칼빈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다루시는 것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말씀이 전파될 때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를 다루시는 것과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칼빈이 그의 설교에서 명령법들, 즉 회중의 의무들에 대해서 선포하려고 매우 애를 쓰면서도, 동시에 직설법들, 즉 복음의 약속과 공급이 명령법과 균형을 이루도록 힘썼다는 것을 릴백 박사는 발견했다.
마지막 네 번째 강의에서는 가너 박사가 조직신학 관점에서 본 구속사적 설교에 대해 강의를 했다. 특히 양자됨과 하나님의 아들들에 대한 선포의 내용을 가지고 설교자들이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다. 아들됨이라는 복음의 특성-우리가 하나님의 탁월하신 아들 안에서 아들들로 입양되었다는-은 우리의 모든 설교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것은 우리의 설교의 배경, 설교 말투, 그리고 설교자의 호소에 큰 힘을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설교가 바르게 받아들여진다면 양자됨이란 복음 설교에서 직설법과 명령법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갈등을 제거해 준다고 했다.
한편 강의를 정리하면서 대구동신교회 권성수 목사는 참석한 목회자들이 신학적으로 정확한 내용을 읽고 연구해서 목회와 신학을 따로 두지 말고 하나로 통합하라고 권면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학적 훈련을 통해 ‘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을 강조했다. 생각의 틀이 바뀐 목회자 내면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약동하여 솟구쳐 올라오는 물처럼 흘러넘치길 간절히 부탁했다. 마음과 인격과 생활이 설교자의 내면에서 공감의 몰입을 통해 터져나와서 성도들의 변화를 이끄는 영적 지도자가 되길 강하게 도전했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는 한국교회를 섬기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콘퍼런스를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으로 내년에는 서울 창신교회에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