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대한민국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최순실&박근혜’사건에 대해 나는 이 칼럼을 통해 처음 입을 연다. 한국살이 14년차 되는 북향민(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 : 탈북민)이지만 오롯이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만 나누려고 한다. 이유는 14년 중 10년 동안의 ‘주업(主業)’이 기도사역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나는 한국에서 산지 3년이 지나도록 ‘좌파, 우파’의 의미를 몰랐었고 이후에는 아주 잘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도 책(통일코리아를 세우는 100일기도 : 2011)을 한번 펴냈다가 ‘간첩, 종북주의자, 좌파’라는 얘기까지 들었음을 일러둔다. 물론 보수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당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 일을 겪을 때 하나님께서 내게 귀한 시간을 주셨다. 그것은 보수진영 사람들의 생각과 주장을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이해해보려고 애를 쓰고 또 이해를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진보&보수’의 프레임은 어느 나라든 있을 수밖에 없는 정치적 구조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너그러운 이해’는 하나님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에 대한 ‘허용범위’였다.
노무현대통령시절 탄핵을 외치고 북한의 김정일 정권 붕괴를 외치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지금은 박근혜대통령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한다. 노무현대통령을 위한 기도, 김정일 정권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할 때는 가차 없이 비판했는데 말이다. 나의 입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어느 정권의 대통령이든지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라고 ‘명령’하신 ‘본업’이고 더 깊이 들어가면 ‘하나님과의 만남의 자리’요,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기도의 본질’은 ‘영적전쟁’이고 이 영적전쟁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대장’으로 선두에 모시고 싸운다. 때문에 기도의 궁극적인 결과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위해 기도한다는 말’은 대장되신 그 분께 맡겨드리고 또 부어주시는 마음을 따라 ‘영적전쟁’을 치름으로 그 영역을 잡고 있는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는 싸움이지 ‘그 누구의 편익’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최근 사건을 경험하면서 나는 진보&보수 그리스도인들의 민낯을 제대로 보았다. 이들은 ‘하나님 나라의 공의’를 외쳤던 것이 아니라 ‘세속주의에 물든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고수하고 싶은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기도’에 대한 개념조차 모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제대로 기도하게 되면 나라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겼을 때 우리가 서야 할 자리가 보인다. ‘기도해야 할 때, 외쳐야 할 때, 살아내야 할 때’를. 지금은 이 세 가지를 모두 이행해야 할 때이다. 최순실 ,박근혜대통령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국민 앞에 정말 큰 죄를 지었다. 그리고 하야를 하든, 탄핵을 하든 바른 국가를 세우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신 하나님께 초점을 두고 사탄에게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영적전쟁의 대상을 묶고, 이 땅에 깊이 뿌리내린 거짓과 음모들이 밝히 드러나 하나님나라의 공의가 새롭게 Build up 되고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국회가 새롭게 잘 setting 될 수 있도록, 사람을 살리는 기도를 하며 무질서하게 난무하는 막말과 폭언, 분노들이 멈춰지도록 기도해야 한다. 세상의 정치영역이 ‘정치다워지게’ 하려면 ‘하나님나라의 관점으로 세상의 정치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갖는 것이다.
평소에 나라문제에 관심도 없고 제대로 눈물뿌리며 기도도 하지 않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애국자’가 된 듯싶다. 앞으로 쭉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 자세로 나라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임하면 얼마나 좋을까. 새로운 바람을 타고 한반도가 새롭게 세워질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여 기도하고 외치고, 살아내는 것이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지금 서야 할 자리가 아닐까. 하나님나라의 공의가 세상가운데 가져오는 결과는 이러함을 기억하자. “공의의 열매는 화평이요 공의의 결과는 영원한 평안과 안전이라”(사 32:18)
/글·사진=평통기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