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경제] 평소 벌어들인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소비가 만성적으로 둔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20%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저였다. 적자 가구는 가처분소득보다도 소비 지출이 더 많은 가구다. 적자 가구 비율은 2005년 1분기 역대 최고인 31.4%를 찍었다. 그러나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서서히 감소세를 이어왔다. 20%대 후반대를 유지하던 적자 가구 비율이 본격적으로 꺾인 것은 2012년 들어서면서부터다. 이후 적자 가구 비율은 20%대 초반대에서 오락가락하다가 10%대까지 넘볼 지경에 이르렀다.
적자 가구 비율이 쪼그라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계가 부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적자 가구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씀씀이를 줄이는 현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의 소비지출 비중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은 2004년 81.3%로 최고치를 찍고서 점차 하락했다. 최근 들어서는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져 올 2분기엔 70.9%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고령화로 노후 대비 부담이 늘어난 데다 경기가 악화해 안정적인 일자리도 줄어들며 가계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어서다.
소비 여력이 없어서 돈을 쓰지 않기 보다는 미래 불안감 때문에 손에 돈을 쥐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단기 소비 진작책 보다는 국내 경제주체들의 소비 심리 진작이나 고용 대책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