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연세대학교 설립자인 언더우드 선교사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연세대학교에서 특별한 보물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언더우드의 손자 원득한 박사(Richard Fredrik Underwood)는 고종황제가 언더우드 선교사에게 하사한 것으로 전해지는 사인참사검(四寅斬邪劍) 1점을 연세대학교에 기증한다.
이 검의 칼날 한쪽 면에는 30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고 다른 면에는 북두칠성과 28수의 별자리가 새겨져 있다. 이는 전통 동양사상의 이치를 담은 것으로 칼에 천지조화의 힘과 별들에 깃들어 있는 신령한 힘을 실어 바르지 않은 것을 물리치고 재앙을 막으려는 뜻과 국태민안과 태평성대의 구가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사인검(四寅劍, 四寅斬邪劍)은 조선왕실에서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 제작한 조선의 칼로서 중국과 일본에는 없다.
일찍이 언더우드 선교사는 조선 왕실과 매우 돈독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언더우드 부인은 명성황후의 시의였으며 민비 시해사건 이후 정치적 위기 속에서 언더우드 선교사는 고종황제를 호위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대중적인 고종 탄신 축하행사를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원득한 박사는 언더우드 선교사의 외아들인 원한경 박사(Horace Horton Underwood)의 사남으로 서울외국인학교 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서거일인 10월 12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리는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9일 입국했으며, 입국 시 박사가 직접 사인참사검을 가지고 들어왔다.
사인참사검 기증식은 기념행사 전날인 11일 오후 5시 30분 총장 공관에서 언더우드 가족과 언더우드 선교상 수상자 가족을 초청하는 환영 만찬에서 진행된다. 연세대학교 관계자는 “고종황제가 언더우드 선교사에게 내린 하사품으로 알려진 보검을 기증 받게 된 것은 연세대학교에 매우 뜻 깊고 소중한 일”이라며 “향후 각계 전문가들과 더불어 보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연구와 고증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본 사인참사검은 12일부터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언더우드 서거 100주년 기념전시회’에 전시돼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는 12일 오후 4시 30분 기념전시회 개막식을 시작으로 25일까지 진행되며 일요일에는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