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이란 것은 세상 누구나 경험할 것이지만, 그만큼 관심있어 하지 않았던, 아니 오히려 피하고자 터부시 됐던 주제이다. 어려운 이 주제로 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공개세미나가 열렸다.
새세대아카데미와 목회사회학연구소가 공동주관한 '죽음과 기독교 장례 문화를 위한 공개세미나'에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연구소장)는 "죽음 이해와 추모문화"란 주제 발표를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죽음이나 자살, 그리고 구원이 무엇이고, 그 죽음,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해서 너무 등한시 해왔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정말 우리가 이야기하는 구원이 무엇이고, 그 죽음,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해서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할 때"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조성돈 교수는 "우리가 주의를 해야 하는데, 개신교에서 한 인간의 구원에 대한 판단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이라며 "섣불리 인간이 그 기준을 갖고 죽은 이의 구원을 논한다는 것은, 그 주제를 넘는 일이며 하나님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이라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단순히 신앙이나 신학에 기댄 판단보다는 이념이나 사회적 환경에 기댄 판단을 하고 그것을 신학화하려 했는데, 그것이 바로 죽음과 구원에 대한 우리 생각의 미천함을 드러내는 일"이라 했다.
그렇다면 성경이 말하는 죽음은 무엇일까? 조 교수는 "죽음조차도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선하심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 믿음의 행위"라 말하고, "생과 사를, 선함과 악함을, 구원과 패망을 가르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안에서 하나 되어 그분 안에서 다시 죽을 수 없는 존재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했다. 즉, 우리가 죽어도 하나님 안에서 살아 있는 자가 되어 살아가게 될 때에, 우리가 그 죽음을 우리의 임의로 처리하고 죄된 모습으로 그 하나님 앞에 설 수 없기 때문이란 것이다.
다만 조 교수는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죽음 자체가 신의 영역에서 떠밀려 인간의 선택이 된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의학발달로 인해서 생명이 연장되듯, 생명을 멈추게 하는 것도 결국 의학의 책임이 됐다"면서 "이렇게 죽음이 선택된 상황에서 기독교는 죽음과 생명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르쳐야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하고, "한국교회가 바른 구원관과 죽음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고, 그 뜻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조 교수의 발표 외에도 "소외된 죽음에서 존엄한 죽음으로"(곽혜원) "웰다잉 시대의 죽음 내러티브"(문시영) "과정으로서의 죽음: 역설의 복음전도"(김선일) 등의 발표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