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28일 청탁금지법인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시작한 가운데,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 김지철 목사)이 30일 저녁 공감터 카페 더 스토리에서 "김영란법과 한국교회의 응답"이란 주제로 9월 열린포럼을 개최해 관심을 모았다.
특별히 이날 행사에서는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김영란 법을 대하는 기독교인의 자세"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청렴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김영란 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다만) 이른바 '더치페이'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밥을 사주며 인심 쓰기를 좋아하고, 선물을 주고받음으로써 온정을 나누던 일종의 미풍양속까지도 법에 의해 제동이 걸리게 됨으로써 우리의 삶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면서 "어떤 이는 금융실명제 또는 그 이전의 가정의례준칙 이래 가장 혁신적인 법이라고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이 법이 그 모호성으로 인해 여러 가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 지적하고, 특히 "이 법이 직접적으로 종교를 통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기독교 언론인뿐만 아니라 기독교를 포함한 많은 종교 단체나 종교인들이 학교 시설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 법의 적용 대상자로 포함되고 있다"면서 "순수한 종교 행위에 대해서조차 법이 개입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개인들의 삶에 대해 지나치게 사사건건 법이 규정하고 개입하게 되면, 자유로운 시민들의 공간 곧 시민사회가 위축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 이 법이 합헌이라는 결정이 이미 났고 이 법이 시행되기에 이른 마당에 이를 적극 수용하고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기독교인들의 바람직한 태도일 것"이라 이야기 했다.
특히 정 교수는 "교계에서 교회를 성역이라고 여겨 사회법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보다 청렴 수준이 더 뒤처지고 교계 선거에서는 여전히 금권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법의 모호성이나 쟁점과 상관없이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에 따라 투명하고 정직한 삶의 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교회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법에 대한 논쟁을 벌이기보다, 도덕적인 규범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사회가 변하고 삶의 기준이 되는 규범이 흔들려서 가치 판단이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더욱 종교에 의지하게 되는데, 정의롭지 못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종교가 기준점이 되어주기를 바랄 것"이라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됐던 큰 사건마다 기독교인들이 연루된 것이 한국교회의 현주소"라며 "우리끼리는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사회에서 받는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 지적하고, "교회가 신앙공동체이지만, 사회에서는 하나의 도덕 공동체가 되어 신앙을 도덕실천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는 말씀처럼, 일상생활에서 신앙을 바로 실천하는 것이 비기독교인들에게 본이 되고 기독교가 위대한 종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신뢰받는 실천·도덕의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소망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정재영 교수의 발표 외에도 고덕윤 변호사(법무법인 시민)가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이해"에 대해 발표했다. 사회자로는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이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