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월 3일 개천절은 서기전 2333년(戊辰年), 즉 단군기원 원년 음력 10월 3일에 국조 단군이 최초의 민족국가인 단군조선을 건국했음을 기리는 뜻으로 제정되었다. 개천절은 단군조선의 건국일을 뜻한다. 그런데 ‘개천(開天)’의 본래의 뜻을 엄밀히 따질 때, 이 보다 124년을 소급하여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환웅(桓雄)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태백산(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어 홍익인간(弘益人間)·이화세계(理化世界)의 대업을 시작한 날인 상원 갑자년(上元甲子年: 서기전 2457년) 음력 10월 3일을 뜻한다. 따라서 개천절은 민족국가의 건국을 경축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에, 타민족과의 평화를 이루는 문화민족으로서의 탄생을 경축하며 하늘에 감사하는 우리 민족의 명절이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를 통하여, 개천절 행사는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특히 상해임시정부는 개천절을 국경일로 정하여 경하식을 행했다. 광복 후 대한민국에서는 이를 계승하여 개천절을 국경일로 정식 제정하고, 「개천절 노래」도 제정하였다. 이에 살롬나비는 개천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기독교 정신으로 승화시키며 나아가 한국교회의 사명을 제시하고자 한다.
1. 한반도에 하늘을 열어주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하자.
개천절은 우리 민족국가의 건국을 경축하는 날인 동시에, 다른 민족의 복지와 인류 평화에 기여하는 문화민족으로서 하늘에 감사하는 우리 민족의 명절이라 할 수 있다. 개천절은 신화에 기초하여 대종교로 발전하게 되었지만 기독교적으로 해석할 때 한반도에 하늘을 열어 주신 분은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시고 그들의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정하셨으니”(행 17:26) 하나님께서는 시간을 만드사 사람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게 하셨고 나아가 모든 민족들이 살 수 있는 공간적인 경계까지 정하신 것이다. 한반도에 반 만 년 동안 우리 민족이 살도록 혈통과 시간과 경계를 정하여 살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하자. 오늘날 우리 민족은 비록 분단되었으나 역사상 유래없는 경재적 문화적 전승기를 누리고 있다.
2. 개천절의 이념인 홍익인간 사상은 기독교의 사랑의 정신과 부합한다.
단군(檀君)신화에는 우리 민족의 가치 의식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세상으로 나아가 도리로 교화한다’는 ‘재세이화(在世理化)’의 사상이다. 단군 신화에서는 인간을 중시하고 현재의 삶을 긍정한다. 단군은 하늘과 인간이 합하여 하나가 된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존재이다. 조화와 평화를 중시하는 이러한 세계관은 한국의 종교와 사상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이러한 정신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두 계명으로 요약되는 기독교의 정신과 부합한다. 오늘날 극도의 이기주의로 인해서 점점 인간이 무시당하고 파편화, 편린화 되어 가는 인간관계와 사회에서 이러한 정신은 더욱더 중요시되며 실천되어야 할 덕목이다. 문교부장관을 지낸 백낙준은 “사회에 유익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교육의 제1목표요, 배운 사람의 다음 목적은 내 개인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리, 크게 말하면 인간 행복을 위해서 활동한다는 것이 곧 교육을 받는 사람의 목적이다”고 하였다. 그는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정하여 해석하여 교육목표로 세웠다. 우리는 교육현장에서 홍익 이념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겠다.
3. 한국 민족은 다민족국가로서 홍익이념으로 동북아와 세계평화 실현에 기여해야 한다.
오늘날 첨단적인 교통과 디지털 통신이 발전하면서 오늘날 세계는 지구촌 사회가 되었다. 국가 간의 무역과 문화 소통의 원활, 노동력의 이동, 국제적 결혼 등에 의하여 우리 사회는 단일 민족사회에서 다민족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다문화가정은 약 30만가구에 달한다. 이들 가구에서 태어난 자녀만 20만여 명이다. 지난 20여년간 여덟 배 증가한 수치다. 다문화정책을 수립한 지 10년째인 올해 정부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직업 교육, 입대 시 언어 교육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를 인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주민은 용기가 있고 시야가 넓으며 다른 사회에 적응하려는 각오도 대단하다. 이들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는 사회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한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민족적 다양성을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 다문화가정 구성원을 위해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의미 있는 행동을 시작할 때이다. 다문화국가로서 동북아와 세계평화에 이바지해야 한다.
4. 북한은 핵 무장을 포기하고 한국 민족의 하나 됨과 인류 공영에 이바지해야 한다.
한 민족은 한 혈통과 문화와 사상을 가지고 한반도에서 수많은 외세의 침입 속에서도 굳건히 우리의 전통을 지켜왔다. 오늘날에 이르러 한민족의 우수성이 경제, 문화 등에 나타나며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로 발전되었다. 남북한이 하나가 되었을 때 그 시너지는 세계가 두려워할만한 경제적 성장과 힘을 이룰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2050년에는 세계 2위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두 번이나 말했고, 블럼버그는 혁신국가로는 세계 제1위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위상과 꿈을 위협하는 것이 북한의 핵무장이다. 이에 북한은 핵무장으로 총부리를 같은 민족에게 돌리지 말고 함께 공생할 길을 모색하여 함께 잘 사는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개천절의 의미가 아니겠는가? 올해 해방이후 최악이라는 함경북도 대홍수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인명피해 규모만 138명, 실종 400여명에 이른다. 14만 명의 이재민, 60만명의 보건과 식수문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개를 꺼리는 북한 당국도 “대재앙”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같은 민족인 남한은 돕고 싶어도 북한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김정은의 자업자득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고립을 지속하며 5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도발 행위로 동북아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데서 나와 한 민족의 하나됨을 이루어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5. 한국교회는 화목제물이 되어 남과 북을 사랑과 통일의 공동체로 견인해야 한다.
극도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시대에 홍익인간의 사상인 사랑의 정신을 실천할 단체는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이다. 오늘날 이웃 간의 장벽과 세대 간의 장벽, 빈부의 격차는 점점 골이 깊어져만 가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아니한다. 이러한 장벽을 허무는 데 있어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본받아 한국교회가 화목제물이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의 희생과 헌신이 요구된다. 또한 한국교회는 남북한의 화목제물, 희생제물이 되어야 한다. 세계의 열강들과 얽혀 있는 남북한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상황은 난마처럼 얽혀 있다. 유일한 희망은 교회이다. 성경에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백성들, 통일 독일은 정치적, 군사적 힘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기도와 그 기도에 응답한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졌다.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화목제물이 되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천함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구축하는 영성대국이 되어야 하겠다.
2016년 10월 3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