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26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의 한 성당에 침입해 미사를 집전하던 신부를 살해하는 테러를 저질렀다.
특히 IS가 기독교를 직접 대상으로 삼아 테러를 벌인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IS는 선전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범행을 자처했다.
이날 테러로 신부 1명이 숨지고 신자 1명이 크게 다쳤고,범인 2명은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현지 경찰과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3분께 흉기를 든 괴한 2명이 프랑스 북부 루앙시 인근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 들어가 미사 중인 5명을 인질로 잡았다.
테러범들에게 잡힌 인질은 자크 아멜(86) 신부와 수녀 2명, 신자 2명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 기동대 BRI가 현장에 출동해 밖으로 나오던 범인 2명을 사살하면서 인질극은 종료됐지만, 결국 아멜 신부는 살해되고 말았다.
내무부는 "어느 순간 범인들이 성당 밖으로 나왔고 그때 BRI가 범인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테러범들은 성당을 떠나면서 아랍어로 '알라는 위대하다'는 뜻의 "알라 후 아크바르!"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성당에 침입한 괴한들은 아랍어로 신자들을 위협하며 미사를 집전하던 아멜 신부를 인질로 잡은 뒤 흉기로 목을 그어 살해했다. 신자 1명도 크게 다쳐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1930년 생테티엔 뒤 루브래에서 태어난 아멜 신부는 28세 때 사제 서품을 받았다. 10년 전 은퇴했지만, 성당과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뜻에서 미사를 집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도는 "아멜 신부는 평생을 헌신한 분"이라며 "나이가 많았지만 언제나 활기찼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범인들이 프랑스 대테러 당국에서 S급으로 관리되던 인물 들이고 적어도 1명은 지난해 IS에 가담하려고 시리아를 가려다 터키에서 체포된 뒤 프랑스에서 수감된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테러 가능성 때문에 올 3월 풀려날 때는 전자팔찌까지 채워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범인은 전자팔찌 때문에 오전 8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까지만 외출이 허용됐다.
사건 발생 수 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테러 공격"이라면서 "IS에 충성을 맹세한 범인들이 범행했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는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한 IS와 맞서고 있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법을 지키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IS와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후 프랑스에서 지속해서 테러를 벌여온 IS는 성당 등 종교시설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적이 있지만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IS가 서방 세계를 자극해 '종교 전쟁'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접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터무니없는 폭력에 고통스러워 하고 경악했으며 "희생된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