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민족 사이의 분쟁을 판가름해 주시고 강대국 사이의 시비를 가려주시리라. 그리 되면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나라와 나라 사이에 칼을 빼어드는 일이 없어 다시는 군사를 훈련하지 아니하리라.” (미가서 4장 3절/공동번역 성서)
불과 1년 전만해도 ‘사드(THAAD)배치’에 대해서는 미국의 요청도 없다던 정부가 어느날 갑자기 협의를 시작하더니, 해당지역 주민들도 모르게 성주군으로 배치를 결정해 버렸다.
‘사드배치’는 누가 결정한 것인지, 왜 배치하는 것인지, 배치지역은 어떻게 결정한 것인지 모든 것이 의혹투성이다. 오죽하면 청와대 경호실과 현직 경찰서장 출신의 군수가 머리띠를 매고 반대투쟁이 선두에 섰겠는가? 그리고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운명은 밀양과 청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반정부세력, 이기주의집단으로 몰리고 짓밟히게 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면 사드배치 결정을 철회하라!
최근 한반도는 경협과 교류를 통한 평화의 물꼬는 막혀버린 채 남북 간에 대화의 단절과 긴장이 가속화되는 불안한 상태를 이어왔다. 그런데 이와는 차원이 다른, 돌이킬 수 없는 ‘사드배치’라는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한반도 사드배치는 미국의 중국과 러시아 견제 수단으로, MD(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되는 것이며, 미국의 아시아 전략 최전방에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전쟁의 화약고가 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이미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가 강대국 사이의 전쟁터가 되고, 희생양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아직까지도 그 아픔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지 않은가?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배치에 대해 강력한 반대를 표명한 바 있고, 최대의 경제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보복과 반한감정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드배치가 가져올 동북아정세의 변화는 전면적이고 강력한 것으로 우리사회의 정치, 외교, 군사, 경제 전 분야의 불안정과 위험을 가중시킬 것이다.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원한다면 분쟁과 갈등의 기폭제가 될 사드배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국민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드배치는 절대 허용될 수 없다!
정부는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변화를 주게 될 군사적 변화에 대한 결정과정에서 절차적 합리성을 잃어버렸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요청한 적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한반도의 협의를 진행한다고 바뀌었다. 그리고 근거도 없이 나돌던 예상지역에서의 강력한 반대운동이 번지고 나서야 일방적으로 성주군으로 입지를 발표하며 주민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였다.‘사드배치’가 왜 필요한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어떤 위치와 어떤 조건에 의해 배치 지역이 선정되는지, 배치지역에 어떤 위험요소가 있는지 등에 대하여 단 한 번도 공표한 적이 없다.
이는 곧 사드배치의 결정자가 한국정부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반도 정세와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사안에 대해 아무런 절차가 없이 진행되었다면 이는 정당성이 없으며, 철회되어야 한다.
사드배치 대신 평화협정을 선택하라!
‘사드배치’는 한반도를 동북아 강대국들의 군사적 각축장으로 만들 것이다. 이는 과거 우리가 역사적으로 경험했던 위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며, 한반도를 초토화할 지도 모르는 강력하고 위험한 결정이다.
더 이상 군사적 경쟁으로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수 없고 강대국의 일방적인 구도에 끌려 다녀서는 평화를 정착시킬 수 없다. 평화정착을 위한 독자적인 노선과 균형감각을 가지고 평화적 수단을 최대한 견인해 나가야 한다.
군사적 방법보다는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 우선이다. 한반도에 더 이상 군사적 긴장을 높이지 않기 위해서는 평화협정을 위한 노력을 시도해야한다. 아무리 내외적 조건이 어렵다 해도 평화적 방법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군사적 긴장을 통한 고립은 더 큰 군사적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사드배치가 아니라 남북 간 대화 그리고 동북아 다자간 대화의 노력부터 주도적으로 재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