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홍정길 목사, 이하 기윤실)이 지난 4일 오후 7시, 서울 합정동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김영란법,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긴급좌담을 열었다.
사회는 백종국 교수(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기윤실 공동대표)가 맡았고, 패널로는 손봉호 교수(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고신대학교 석좌교수, 기윤실 자문위원장)와 이상민 변호사(법무법인 에셀 대표, 기윤실 감사, 기독법률가회 사회위원장)가 출연했다.
좌담회에서, 손봉호 교수는 한국사회가 부패하게 된 원인을 '내세를 인정하지 않고 현실에서 출세만을 중요시 하는 차세중심적 세계관'에 있다고 봤다. 이상민 변호사는 "우리 사회 특유의 패거리 문화와,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형성된 극한 경쟁사회 가운데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문화"가 사회의 부패를 초래하게 만들었다고 이야기 했다. 백종국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불의한 자들의 성공한 역사적 과정을 보면서, '성공제일주의가 자리 잡게 된 것'을 부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영란법 시행령안은 이른바 TFT(Three-Five-Ten, 식비 3만원-선물비 5만원-경조사비 10만원을 이르는 말)로 불리기도 한다. 이것 때문에 "경기가 침체된다"는 주장에 대해 손 교수는 "그런 논리는 과거부터 부패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주장이었다"고 지적하고, "자기들이 이익을 위한 주장이지, 객관적인 주장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패는 경제발전에 가장 저해되는 요소"라고 지적했던 커프만 교수(하버드대)의 말을 인용하고, "지엽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이익이 될 것"이라 봤다.
이상민 변호사는 'TFT=경기침체' 주장이 담겼다는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려고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올라가 있는 곳이 없었다면서, 다만 한 일간지에서 자세하게 실린 내용을 확인했는데 경제 비전문가인 자신이 보기에도 근거가 빈약해보였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하고,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타격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청렴을 선택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종국 교수도 이 주장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상상도 할 수 없는 통계를 냈다"고 비판하고,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의 사조직임을 유의해야 한다"고 상기시켰다.
그렇다면 한국사회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한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무엇일까? 손 교수는 "그리스도인 본인이 정직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사회적으로 부패를 줄이는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김영란법을 통과시켜야 할 책임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행동하자"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국가의 역할은 모든 사람의 출발선을 같게 하는 것"이라 말하고, "이른바 ‘흙수저론’에 대해서 이런 문제를 국가가 제도로써 다루지 못하면 앞으로 미래세대는 희망을 갖을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김영란법이 성경에 부합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법이 잘 시행되면 출발점이 달라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 했다.
한편 패널들의 토론을 들은 청중들은 "그리스도인이 이런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려면 먼저 교회 내의 부정부패를 없애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손 교수는 이에 대해 "뼈아픈 지적"이라고 인정하고, "우리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이 법은 꼭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 변호사도 "사회를 청렴하게 바꾸는 것이 교회를 바꾸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김영란법 통과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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