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4일 (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와 한국기독교역사학회가 "병인박해·제너럴셔먼호 사건과 순교"를 주제로 '2016년 정기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 가운데, 특별히 선교사들이 잠들어 있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내 선교기념관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기조 강연을 전한 조광 박사(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사에서 일반적으로 바라보는 병인박해와 제너럴셔먼호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866년 일어난 천주교 탄압은 천주교를 '사학'(邪學)으로 규정했던 당연한 결과였다. 당시 조선왕조에서는 기독교 신앙 지식를 외부에서 들어온 그릇된 사상체계로 인식, 객사(客邪)로 표현해 왔는데, 이는 조선이 존중하는 정학(正學)에 어긋나는 반 성리학적 학문으로 파악한 결과였다.
즉 천주교 신앙 자체는 조선의 전통 가치와 문화에 대한 사상적 침략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선의 조정은 병인박해의 결과로 발생한 병인양요는 조선에 대한 정치적 군사적 침략임을 확인했다. 또 조선과 통상을 요구하며 접근했던 제너럴셔먼호는 당시 지배층 입장에서 조선의 물화를 탐해 조선을 경제적으로 침략하려 한 사건에 지나지 않았고, 이러한 사건의 와중에서 조선에 그리스도교를 전하고자 했던 선교사들과 조선인 그리스도교도 다수가 순교했다.
조광 박사는 "1866년 이 땅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실천하고 증거하기 위해 그리고 신앙에 입각해 고귀한 영혼의 조선인을 사랑한 결과로 기꺼이 목숨을 바친 선교사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하고, "다만 1866년 당시 죽음을 당했던 신구교 선교사들은 제국주의 침략 혹은 자본주의 침략의 앞잡이로 지탄받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에 관한 구체적 접근을 통해서 우리는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 대한 인식과 자신의 소명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조 박사는 "가톨릭 선교사들은 제국주의 침략과는 크게 관계없던 상황에서 자신의 신앙과 조선인에 대한 사랑 때문에 죽임을 당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동상이몽과 같은 항해에서 죽음을 당한 토마스 목사의 경우에도 그리스교적 신앙과 이를 통한 조선인에 대한 사랑의 결과로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면서 "이러한 그의 죽음도 순교로서의 의미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평했다.
조 박사는 "순교라는 교회사적 사건은 한국사와 무관하거나 오히려 해를 입히려던 침략과 연계된 행동으로 규정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 말하고, 1866년 순교가 갖고 있는 한국사상의 긍정적 의미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1866년의 사건들은 제국주의 침략이나 자본주의 팽창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국가주의적 해석이나 유물사관적 해석에 입각해 이를 왜곡해서는 곤란하다"고 이야기 했다.
다만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한규무 박사(광주대)는 "제너럴셔먼호 사건과 토마스 '순교' 문제 검토"란 제목의 발표를 통해 "순교자는 그 직접적 사인이 신앙 또는 전도 때문이어야 한다"는 소신 때문에 토마스 선교사가 순교자는 아니란 주장을 펼쳤다. 또 방상근 박사(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실장)는 "병인박해와 천주교 순교자"란 발표를 통해 구체적인 기록과 추정치를 근거로 당시 천주교 순교자들의 숫자를 객관적으로 산출해 내기도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덕주 교수(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장, 감신대)가 인사말을 전하고, 제1, 2발표에 대해서는 서종태 교수(전주대)와 안교성 교수(장신대)가 각각 논찬자로 수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