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어린이를 소유로 여기고 내 사랑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게 하옵소서. 어린이 얼굴 속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어린이는 제 삶의 거울입니다. 이미 투영되어 있는 저의 사랑을 먹으면서 자라나게 하십니다. 진실된 사랑을 나누게 하옵소서. 하나님은 십자가에 달려 세상 죄를 지고 죽어가는 당신의 얼굴을 보셨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보셨습니다. 그 눈물로 저를 구원하시고 부활의 영광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얼굴에 비친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우리 어린이들 가운데 비친 저 자신의 모습과 앞으로 나타날 모든 미래 역사 속의 빛, 그리고 오늘 우리 결단의 모습을 하나님 앞에 드리고 싶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창1:28) 남자와 여자가 가정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가정에서 어린이들이 태어나는 질서로 저희에게 축복하셨습니다. 인간들로 구성된 이 세상의 가정이지만 하나님의 세계가 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세계를 함께 구성하고 있는 소중한 진실을 잊지 말게 하옵소서. 농부이신 하나님이 포도밭에 포도나무를 심으셨습니다. 예수님 혼자 이루시는 세계가 아닙니다. 포도나무 줄기는 예수님이시고 저희들은 줄기에 붙은 가지들입니다. 줄기 예수님에게 붙어있는 가지가 되어서 함께 만드신 하나님의 세계에 기뻐합니다. 놀라운 은총입니다. 하나님의 세상에서 알알이 맺힌 열매로 기쁨을 드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천국은 어린이의 것이라고 딱 잘라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시인 워즈워드는 노래했습니다. 어린아이는 마음이 맑고 순수합니다. 가슴속에 감춰두는 게 없습니다. 단순하고 정직합니다. 새로운 세계에 호기심이 있고 주변 사물들에 깊이 감동할 줄 압니다.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동심을 잃어버렸습니다. 천국에 대한 소망은 뜨겁지만 가슴이 얼어붙어 있습니다. 예수님과 시인의 말씀을 귀담아 듣게 하옵소서. 천국은 어린아이의 것입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것은 사랑으로 가능합니다. 하나님의 세계, 사랑의 가정입니다. "우리 주님 모신 가정 복되고도 복된 가정." 주님의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555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