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아시아기독교사학회가 30일 이화여대 소채플에서 "중국"을 주제로 2016년 봄 '제9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특별히 "1900년 의화단 운동이 한국 선교 정책에 미친 영향"이란 주제로 발표한 이혜원 박사(연세대)는 "한국교회사 연구가 2000년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연구방법과 관점들이 시도되고 있는데, 교회사에서도 여성사, 문화사, 지역사, 마이너리티사, 미시사 등을 비롯하여 국제관계사가 논의되고 있다"면서 "역사학 및 교회사에서 새로운 연구들이 시도되는 것은 기존의 거시사 담론 위주의 역사연구로는 제대로 밝히기 힘든 역사의 부분들을 다각적으로 다층적으로 밝혀보고자 하는 학자들의 오랜 염원의 발로일 것"이라고 말하고, "교회사에서 국제관계사는 지나치게 한미관계, 한일관계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한중관계사에 대한 관심은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한국보다 약 80년, 일본보다 약 50년 앞서 개신교를 접하였던 중국은, 동아시아에서의 개신교 접촉과 전개를 살펴보기 위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연구 분야이지만, 중국 기독교가 한국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지적했다. 현재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경 용어의 많은 부분이 중국 개신교 초기에 선교사와 중국 신자들 사이에서 고민되어 형성되었던 용어와 신학에서 기인하고 있고, 중국은 동양 문화와 개신교의 접촉에 따른 충격과 반향, 역사적 부침을 일본과 한국에 앞서 경험해야 했으며, 중국의 개신교 역사 가운데 발생한 사건과 운동, 신학들이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한국의 개신교 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쳐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는 "한국에서 학문하는 우리들이 중국 기독교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중국 기독교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한국 기독교사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 국제관계사가 더욱 주목을 받고, 중국기독교사가 더욱 많이 연구되길 기대해 본다"고 했다.
이 박사는 발표를 통해 "한국 교회사 연구에서 통념처럼 받아들여지고 있고 신념처럼 믿어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자치와 자립이 잘 이루어졌다는 것"이라 말하고, "엄밀히 살펴볼 때, 장로교의 자치원칙, 정교분리 및 감리교의 자립원칙은 1900년 의화단운동(義和團運動)의 영향을 간과하고는 제대로 설명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 기독교 선교 역사상 최악의 재난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는 ‘의화단운동’은 폭력적 소요사태로 그친 단순한 반란이 아니라, 종교적 색채를 띠고 서양의 종교와 더 나아가 ‘서양’ 자체를 배척하고자 했던 종교 운동이었다. 많은 선교사들과 중국 기독교인들이 (가톨릭 및 개신교 포함) 의화단에 의해 살해되거나, 약탈을 당했고, 당시 기독교는 중국인들 사이에 점점 확산되는 단계에 있었으나, 의화단 운동의 촉발로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고 한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 박사의 발표 외에도 "플랭클린 올링거(Franklin Ohlinger)와 중국 선교"(설충수) "윌리엄 마틴의 기독교 변증서 [천도소원] 연구"(송의원) "중국문화에서 맹아된 홍수전의 태평 기독교(김석주) 등의 발표가 진행됐으며, 이후 전체 질의응답의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