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개혁주의생명신학회(회장 장훈태) 신학자들이 "한국교회 예배,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9일 우리교회에서 모여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먼저 최갑종 총장(백석대)는 "초기 기독교 교회의 예배스타일과 그 교훈"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초기 기독교 예배는 유대교의 예배 유산, 특별히 성전과 회당 예배의 유산을 공유(共有)했다"고 설명하고, "동일한 하나님을 예배 대상으로 삼았고, 동일한 (구약)성경을 경전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러한 공유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최 총장은 초기 기독교가 유대교 예배 유산을 공유하는데 멈추지 않고, 유대교에서 배척한 예수를 하나님과 동등한 예배 대상인“주”로 섬겼고, 사도들의 가르침(신약성경)을 구약성경과 동등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예배의 변화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순절 성령체험과 예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성만찬, 세례, 기도, 예수의 재림에 대한 기대 등이 예배의 변화를 촉진시켰다"고 했다.
유대교의 예배가 정형화된 의식적 예배였다고 한다면, 기독교 예배는 카리스마스적이고 생동적인 예배였다고 한다. 최 총장은 "예수의 임재의식과 성령의 체험 등이 기도, 찬송, 성경낭독, 설교, 성만찬, 세례, 애찬 등을 형식에서만이 아니라 그 내용에 있어서도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방인 신자들의 유입과 유대교와 로마 제국으로부터의 박해 위협 등과 같은 외부적인 환경도 이러한 변화를 촉진시켰다"고 했다.
때문에 최 총장은 "우리가 초기 기독교로 돌아간다는 것은 신약성경과 박해 시절의 초기 기독교문헌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고 말하고,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카리스마적인 예배 열정과 프로그램을 오늘 우리 예배에 되살리는 것을 뜻한다"면서 ▶그리스도와 성령 중심의 기도, 찬양, 말씀(설교), 성만찬, 세례 등을 복원하는 것 ▶그리고 초기 그리스도인들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을 통해 새 시대가 도래 하였다는 것 ▶예수를 믿는 자들은 이미 새 시대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 ▶그러나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면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세상을 변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한 윤리적이고 종말론적인 책임의식을 갖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한국교회는 자체의 웅장한 교회당 건물과 함께 초대 교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교인수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리 웅장한 교회당 건물과 화려한 음악과 감명 깊은 설교가 있다고 하더라도 예배의 주이신 그리스도의 임재와 성령의 역사가 없다고 한다면 그 예배는 하나님이 받으시는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영적 예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초기 기독교 예배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그리스도와 성령 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은선 교수(안양대)는 "한국교회 예배, 이대로 좋은가?: 개혁주의 관점에서의 분석과 대안 모색"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먼저 현대 예배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는데, ▶찬양과 경배가 예배의 구조의 측면에서 인간적인 측면을 드러낸다 ▶한국교회의 예배에서는 영상매체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 됐는데, 이러한 영상매체를 이용한 시각 예배는 회중들로 하여금 말씀을 듣는 것보다는 보는 것의 노예가 되게 만들고, 중세 예배로의 복귀라는 비판도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개정성서정과와 교회력의 사용을 통한 예배의 예전화를 추구하는 것에는 지금까지 개신교 예배에서 소홀하게 취급했던 예배에서 교회의 절기와 관계없이 설교자의 자의적인 설교가 이루어지는 것을 해결하고자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주일에 읽는 성서정과에는 상당한 부분의 성경이 빠져 있어 성서정과를 따라설교할 경우 이러한 성경본문들은 설교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성이 있고 ▶성서정과 본문의 편집상의 임의성과 모호한 기준과 함께 중복성도 지적됐고 ▶한국교회의 상황과 맞지 않는 측면도 지적됐다고 했다. 또 ▶성서정과 수용에는 종교개혁자들이 비판했던 중세교회의 잔재들을 완전하게 일소했는지의 우려와 함께 ▶한국장로교회 안에서도 보수적인 교회들은 아직까지 거의 개정성서정과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이 교수는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가 생명력 있는 공동체성을 회복하려면 ▶목회자들이 예배의 올바른 인도자가 되어야 한다 ▶성도들도 올바른 예배자로 서야 한다 ▶회중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예배에서 그 지역의 문화적인 요소가 고려되어야 구성원들과 친숙한 교제가 이루어질 수 있다 ▶한국교회 예배가 개인주의화되고 개교회주의화 되어 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예배의 공동체성 회복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성경에 근거한 예배원리를 통하여 건강하고 올바른 예배를 회복하면서 동시에 현대의 청중들과의 소통을 위한 새로운 문화적 요소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김순환 교수(서울신대)는 "한국교회 미래, 항상 개혁하는 예배로부터: 한국교회 현대 예배의 진로 모색을 위한 탐구와 제언"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오늘의 교회와 회중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달라진 환경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비록 예배의 본질적인 내용과 목표는 영구불변이지만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사용되는 매개적 요소인 표현 수단들, 예를 들어 언어, 상징, 음악, 도구, 및 물리적 환경 등은 이런 달라진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요하고 있는 형편"이라 했다.
김 교수는 "현장의 많은 교회들이 이런 상황의 변화 속에서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회의 소통 환경은 알게 모르게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때가 적지 않은데, 이는 과거 역사에서도 흔히 보았던 대로 본질과 수단을 혼동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일 수도 있고 혹은 현재를 그대로 보수함이 마치 최선의 정체성 지킴인 양 오해하는 경우일 수도 있어서, 매개 수단의 변화가 본질의 변질인 것처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 했다. 그는 "개신교회가 오늘이라는 상황 속에서 이런 변화를 주저하여 적절하면서도 변용적인 대응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본질의 가장 온전한 구현은 그 본질을 대하는 소통 당사자들이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돕는 수단이 적절할 때 비로소 가능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 했다.
한편 각각의 발표에 대한 논찬자로는 김정훈 교수, 한상화 교수, 김상구 교수 등이 수고했다. 행사 전에는 김광연 목사(개혁주의생명신학목회자협의회 회장)가 "예수님의 목회를 하자"(마4:23~25)란 주제로 설교했으며, 이번 행사는 백석대학교, 백석대학교회(서울), 백석대학교회(천안), 우리들교회, 우리교회 등이 공동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