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규 칼럼] 인생 후반전의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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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규 목사ㅣ금천교회

[기독일보=칼럼] 목회일선에서 손을 놓고 보니 왜인지 아쉬움이 감돈다. 교회에 가면 교회 구석구석에 나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별로 없을 정도로 기력을 쏟아 부었으니,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생각도 무리는 아니리라 본다.

그렇다 치더라도 한 가지라도 어디 내가한 것인가? 사도 바울이 고백한대로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라”고 한대로 이제 돌이켜 보면 내가 앞장 설 때는 주님께서 “네 힘으로 해 보아라.고 무관심 하고 오히려 ‘주님 나는 못한다’고 손을 바짝 들었을 때 주님은 맡아서 역사하신 것을 이제야 바로 깨달은 것이 격세지감이다.

이제 생각해 보니 나는 대교회 체질이 아닌 듯하다. 평생 농촌교회, 개척교회, 복지선교회 밀알선교 00선교에 집중 하다 보니 교회를 크게 부흥 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후회는 안는다. 그 이유는 큰 교회가 있으면 작은 교회의 역할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교역 생활 가운데서 나대로의 행복을 복을 찾아본다.

처음 주의 부름을 받아 주님의 종이 되었을 때에 이미 택한바 된바 것을 그리고 영원한 소망 속에 살게 하셨고 복음 사역을 맡겨 주심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작은 교회를 목회 하는 중에도 눈물겨운 추억 거리들을 남겨준 성도들을 떠 올리면 눈물 자욱이 서려온다.

생각해 보면 적은 교회를 섬긴 것이 행복인 것도 많았다.

하늘에 폭격기가 뜬 것도 아닌 데 바위 덩어리 같은 것 들이 융단 폭격을 하듯 땅으로 쏟아진다. 재수 없이 한방을 맞은 개미는 훌랑 뒤집어 졌다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고 풀잎에 붙어 있던 무당벌레는 집중 포화를 맞아 결국 땅 바닥으로 나뒹굴고 만다. 폭풍이 몰아치면서 검불에 붙어 애벌레의 꿈을 키우고 있던 알들도 모조리 떨어져 버린다. 거미줄에 걸려든 메뚜기는 이미 탈진 상태다. 정복자처럼 늠름한 기세로 쳐다보고 있던 거미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포획해 버린다. 특수 훈련을 받은 공수부대원과도 같다.

미시의 세계 땅위의 작은 세계를 확대경으로 들여다 본 모습의 일부이다.

세상은 자꾸 대형화 되면서 작은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가고 있다. 건물을 지어도 고층으로만 짓고 물건을 사도 한 꺼 번에 많이 사고 값은 비쌀수록 좋은 것으로 여기고 기회가 와 도 커다란 것 한방만 생각한다. 모두가 홈런만 치려고 한다. 자동차도 대형화 되어 있고 집에 있는 TV도 모두 대형화 되었다.

교회도 변두리에 있으면서도 ‘중앙교회’, ‘창대’, ‘제일00’라는 이름도 유난히 많이 눈에 뜨인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커진다고 모두 행복하고 좋은 것일까? 대형화 추세의 이면에는 경제적인 욕심이 들어있다.

우리는 작은 것의 위력을 실감 할 때가있다. 칼질을 하다가 잘못하여 손가락을 뵈었다고 생각해 보자. 신체의 극히 일부가 상처를 입었지 만 우리의 모든 감각과 신경은 손끝으로 집중하게 된다. 작은 벌레가 내는 소리에도 세미 하게 들리는 의미가 있듯 큰 것은 큰 것대로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소명이 있다.

때로는 작은 것 들이 쌓여서 큰 것이 된다. 옛날부터 “목사는 설자리는 있어도 앉을 자리는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목사는 설교하기는 쉽지만 평신도 자리에 앉아서 남의 설교를 듣기는 거북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낮은 자리에 앉은 것이 좀 어색하다고할까?

다른 말로 표현하면 평신도가 교회에 나오면 환영하지만 목사가 교회에 나오면 별로 달갑지 않게 대한다는 푸념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다.

그러기에 ‘은퇴한 다음에는 어느 교회로 가야 할까?’하는 것이 가장 고민스러운 과제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이제 마음을 비워야 한다. 은퇴하는 순간 죽은 몸이다. 목회자는 죽고 이젠 평신도로 또는 작은 자로서 소임을 다하려는 마음이 요구된다.

성실하고 무성한 나뭇잎이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되면 비록 서글프지만 뿌리로 돌아가서 나무를 살게 하는 거름으로 변화 하듯이 낮은 자리에서 평신도를 섬기는 자로 서기를 소원해 본다.

인생 전반전은 좀 부실한 경기였다면 이제 인생 후반전의 값있는 삶을 위해 철저히 낮아지는 일부터 익숙해 져야겠다.

이제 본 교회에 출석하며 기득권을 다 내려놓는 훈련부터 쌓아 가리라고 다짐해 본다.

인생 후반전의 멋있는 삶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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