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노 칼럼] 종려주일과 고난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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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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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교회 조성노 담임목사

부활절 전 주일을 가리키는 종려주일(Palm Sunday)은 사순절 여섯 번째 주일이자 주님 생애 마지막 주간인 고난주간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날을 종려주일이라고 한 것은 주님이 나귀 새끼를 타고 최후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무리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하고 환호했기 때문인데, 그 이유로 가톨릭에서는 이날을 <호산나 주일>(Dominica Hosanna)이라고도 부릅니다.

21일(월) 성전 정화의 날(막 11:15-19): 주님이 예루살렘 성전을 숙정하신 날입니다. 거룩한 성전이 시장화된 것을 목격하신 주님이 무리들의 집기를 둘러 엎으시고 짐승들을 몰아내시며 <너희가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며 의분을 터뜨리셨습니다. 이날 아침 주님은 예루살렘 가두의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심으로써 잎사귀만 무성했던 당시 예루살렘 사람들의 허위의식을 고발하기도 하셨습니다.

22일(화) 논쟁의 날(막 12:28-40): 주님이 하루 종일 예루살렘 성전에서 무리들을 가르치시며 유대인들과 치열하게 논쟁하신 날입니다. 한 서기관이 주님을 시험하기 위해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님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23일(수) 침묵의 날(막 14:1-11): 주님이 성 밖 베다니에서 조용히 쉬신 날입니다. 제자들과 친구 나사로, 나사로의 두 여동생인 마르다와 마리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이날 한 여인은 주님께 옥합을 깨뜨려 향유를 부었고, 유다와 대제사장, 세관, 장로들은 주님을 체포하기 위해 열심히 음모를 꾸몄습니다.

24일(목) 번민의 날(요 13:1-11): 혹은 <세족의 날>이라고도 합니다. 주님이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드시고, 그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새 계명을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고 당부하신 날입니다. 만찬 후 주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사 피땀을 흘리시며 기도하고 고뇌하셨습니다. 이어서 가룟 유다가 나타나 배신의 키스를 하며 신호를 보내자 군졸들이 달려들어 주님을 체포합니다.

25일(금) 수난의 날(막 15:16-41): 주님은 체포되신 목요일 밤부터 이튿날인 금요일 아침까지 이리저리 끌려다니시며 갖은 모욕과 고난을 다 당하시다가 이날 오전 9시 십자가에 못 박히셔서 무려 6시간 동안 고통하시다 오후 3시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 하나이다>하는 기도와 함께 운명하셨습니다. 주님은 운명하신 그 당일 아리마대 요셉에 의해 무덤에 장사되셨습니다.

26일(토) 비애의 날(마 27:62-66): 주님이 우리의 죄와 허물을 대속하시기 위해 무덤에 갇혀 죽음과 저주와 심판을 홀로 당하신 흑암한 날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일인 부활절 새벽 다시 살아나시므로 우리의 영원한 생명의 담보인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고난주간은 교회력 가운데서 가장 숙연하고 엄숙한 절기입니다. 부디 한 주간 주님의 십자가 여정에 함께하시며 사랑이란 사는 게 아니라 죽는 것, 이기는 게 아니라 지는 것, 강함보다는 약함을 감사하며 매일 매일 제 십자가를 지는 것임을 보다 깊이 깨닫는 성도들 되시길 빕니다.

/노나라의 별이 보내는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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