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선정한 2012년 세계의 기념인물.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는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이 장기에 유배 당시 쓴 책이다. 학문의 깊이로 총명함을 인정 받은 다산은 임금의 총애 속에서 승승장구했다. 이 때가 그의 인생 초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다산은 정조의 승하 후 신유박해(1801)때 음해를 받아 장기로 유배를 간다. 포항에 있는 장기는 그가 전라도 강진으로 떠나기 전에 머문 곳이다.
단출한 초가집 안에서 간소한 세간을 갖추고 다산은 책을 읽는다. 공포증과 등허리의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폐족(廢族)이 된 자신의 처지를 역설한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졌으니 책읽기에 더 좋다며 두 아들에게도 이 점을 강조한다. 똑같이 나태해도 하층민보다 폐족이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당대의 유교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근간은 효제(孝悌)사상이다. 다산이 강조하는 독서의 중요성은 단순히 앎의 반복이나 지식의 축적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성을 말하고 이해하는데 학문의 개념을 도입한다. 그리고 문체의 수려함에 현혹되지 않고 실용적인 공부를 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조선의 대학자라는 명성 때문에 다산의 저서에 선입견을 가진 독자들도 편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탈무드』,『잠언』을 읽을 때 느낄 수 있는 지속적인 깨달음이 이 책에도 있다.
현재 남산도서관에서는 '다산 정약용을 재조명하다'란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목민심서』,『경세유표』 등 남산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산의 저작들과 관련 도서 213권을 전시한다. 이번에 초간본 발행 30주년 기념으로 개정보증판이 새롭게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