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교회]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린도후서 4:7)
지난 3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 교단 소속 서울 광진교회(담임 강대진 목사)에서 만난 강현석 강도사는 '바울 사도'가 말한 그 구절이 <사역의 모토>라고 강조했다.
광진교회의 웹사이트(바로가기) 방명록에 들어가보면 유튜브에 올라온 광진교회 성가대의 찬양에 가슴이 뜨거워졌다는 글들이 많다. 예배 좌석에 앉아 있던 청소년, 청년들이 평상복 차림으로 일어나 찬양을 부르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짠해지고 은혜가 가득한 그런 분위기이다.
"해외에 있다 들르는 분들도 있는데 대부분 와서 어떻게 프로그램을 하냐고 묻는데 그런 게 딱히 없어요. 그리고 제가 항상 똑같은 얘기를 하는 건 '내가 그냥 예수님한테 미치면 애들도 같이 그렇게 되는 것 같다'는 거에요. 저만 잘하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하나님 앞에 투쟁하고 제가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려고 하고, 그것 하면 되는 것 같아요."
강현석 강도사는 군 전역 3주 전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서 삶이 완전히 변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처음 하나님을 만날 때 다 그러겠지만 굉장히 큰 용서와 용납을 경험했다. 주님을 못 만났으면 결혼생활도 힘들었을 것이고 사역은 말할 것도 없고. 제 삶도 피폐해졌을 것이다. 아마 못살았을 것이다"며 "주님이 제게는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군 제대 후 2006년 청년회 찬양 인도를 맡아 2년 정도 하니 청년들의 분위기가 뜨거워져 중고등부에서 찬양인도 요청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중고등부의 요청이 있기 전 '주님의 예고하심'도 있었다고 했다. 강현석 강도사는 "그 부탁을 받기 바로 한 달 전 정도에 하나님이 중고등부를 마음에 주셔서 기도하고 애들이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훔쳐보고 그랬다. 훔쳐 보고 2주 있다가 찬양인도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2주 만에 분위기가 달라져서 그 다음부터 아이들이 전도해 왔다. '우리 교회 오면 예배 진짜 좋아' 이렇게 말하면서. 자기들이 하나님 만나고 경험하니까 자기 친구들도 그렇게 될 줄 알고 끌고 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강 강도사는 "그때 저희 중고등부가 처음 부흥하게 됐을 때 멤버들이 학교에서 논다고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며 "그런데 이 친구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그것이 멋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중고등학교때 그런 친구들이 많아서 제가 사실 의도적으로 그게 창피하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했다"며 "그래서 노는 애들이 와도 그게 어필 이 되지 않았다. 싸움 잘하고 인기 많아도 저희 교회 안에서 어필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세상은 간 곳 없고 구속한 주만 보이도다' 하는 찬송가 가사처럼, 광진교회 성가대 동영상 속의 아이들에게는 세상은 간 곳 없고 주님만 보이는 듯 하다.
교회도, 크리스천 개개인도 세속에 물들기 쉬운 시대에 보기 드문 '순수한 신앙'을 가진 이들을 양육하는 특별한 말씀 커리큘럼이 있는지 질문했더니 '은혜'를 강조한다고 강현석 강도사는 대답했다.
"처음에는 소위 율법적으로 하나님을 따르려고 했었어요. 저 스스로가 법칙을 만들어야 속이 편한 사람이라서 성경을 보면서 하나님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을 정하고 아이들에게도 그것을 가르쳤는데 도움은 되긴 되더라. 그런데 한계가 있었어요. 아이들이 자유하지 못하고요."
그는 "인원은 늘었지만 영적으로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았다"며 "성경에서는 의의 말씀을 경험한 자가 장성한 자라 했는데, 제가 은혜를 아는 것을 성장이라는 것을 깨달아서 아이들에게 은혜에 대한 부분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덧붙여 "그러나 방종할 위험이 도사리기 때문에 중심을 잡기 위한 메시지를 전한다"며 "어떤 때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다가 다른 때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자아가 죽는 것과 헌신에 대해서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강현석 강도사는 "저는 제가 잘하는지 모르겠지만 하나님이 지지한다는 믿음이 있어서 가는 것이다"며 "기본적으로는 저도 잘 못해서 계속 배우고 있다. 주님한테 죽을 때까지 배우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중고등부가 주일예배 성가대가 됐을까? (편집자주: 광진교회 중고등부는 오전 10시 '2부 예배'에 성인 대신 성가대를 했다.)
그는 "성가대를 하게 된 원인이 재미있는데 오래 전에 어른 성가대가 있었는데 담임목사님이 성가대가 자기 의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실족하는 성도들이 생기니까 '성가대를 쉬자' 해서 성가대가 없어진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2009년 무렵 당시에 저희 중고등부가 리더 훈련을 하면서 중고등부 애들이 평일예배랑 주일오전 예배에 나오는데 재미가 들렸다. 그런 상황에서 담임목사님이 '애들이 찬양을 안하니까 하게 만들면 되겠다'고 해서 '애들을 주일오전 예배 때 성가대로 다 시켜라' 그런 얘기를 하셨다."
강현석 강도사는 "그래서 중고등부 아이들을 전부다 2부 예배에 참석하게 해서 교회에 한 번 나왔든 두 번 나왔든 상관 없이 오면 자동 성가대를 하게 했다"고 사연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애들이 어른들이 쳐다보고 있으니까 부끄러워하고 위축됐다. 그래서 성경을 예로 들어서 특히 다윗의 예배를 얘기하면서 체면이나 눈치를 보지 말고 예배하라고 해서 예배 때 성가대들이 진짜로 찬양을 하게 됐다"고 했다.
덧붙여 강 강도사는 "청년들은 그 예배에 참석했는데 중고등부가 찬양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들도 찬양을 하고 싶으니까 자기들도 일어나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현석 강도사는 "동영상을 보면서 저도 은혜를 받는다"며 "그런데 애들을 살피죠. 직업병처럼...검사하는 식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의) 내면에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보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평소에 말도 잘 안하고 예배 때도 찬양도 안부르는 애가 영상 속에서 찬양하고 어떤 경우는 눈을 감고 손을 들고 찬양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 아이들에 대한 희망이 굉장히 커져요."
강 강도사는 "평상시에도 '하나님에 대한 마음이 있지만 표현이 안되고 있는 친구들을 보이게 해주세요'라고 늘 기도해요. 그런 친구들은 두 달이면 반응이 달라져요. 금방 바뀝니다"라고 말했다.
"강도사님이 기도를 많이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하나님이 교회 본당에 와서 혼자 기도하라고 하셔서 매일 저녁에 와서 기도하고 있고, 평소에는 기도하려고 마음 먹은 게 아니고 마음이 급해서 기도가 그냥 나와요. 집에 앉아 있다가도, 식당에서도 기도를 하고요"라고 말했다.
또 "제가 기도가 안되고 힘이 없고 그러면 중보기도 부탁을 한다. 그런 게 잘 돼있다"며 "리더 애들에게 카카오톡으로 기도를 부탁하면 '기도합니다', '기도합니다' 답이 계속 와요. 기도를 제가 많이 기도한다기 보다 저희 교회 중고등부, 청년들이 전반적으로 기도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런 분위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는 질문에 강현석 강도사는 "이렇게 될 줄도 몰랐다. 예상하고 한 것도 아니다"며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라는 말씀처럼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진짜 한 걸음씩 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기도회를 많이 하기는 한다"며 "담임목사님이 믿음이 진짜 성장하고 싶으면 소그룹으로 기도를 많이 하라고 하셔서 기도회를 많이 하고 하나님이 마음에 주신 것들을 꼭 나누게 한다. 그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강현석 강도사는 또 "아이들이랑 제가 같이 논다. 놀아주는 게 아니고 아이들이 동역자같이 느껴져서 그렇다"며 "여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이성적으로 의존할 수 있으니 자매 선생님들한테 하게끔 한다. 그런데 중3 이상 남자 애들 같은 경우는 사실 청년들이랑 얘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 영적인 얘기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밥도 같이 먹고 같이 커피숍도 가고 불러서 같이 놀고... 오늘도 조금 후면 아이들이 교회에 올 거다"며 "이런 게 사역이 아닌 생활인데 사역이 되는 것이다. 그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에 아이들이 뭐 하는지, 예배는 어땠는지 그런 걸 말할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이 요구만 받지..."
또 강현석 강도사는 "중고등부 친구들 중에서 막 청년이 된 친구가 무슨 얘기를 했냐면 제가 주님에 대한 것을 나눌 때를 제외하고는 초딩 같다고... 애들이 그런걸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며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꾸미려고 애도 써봤는데 그렇게 되니까 바리새인처럼 겉치레를 하게 돼서 안되겠다 해서 다시 꾸밈 없이 지내는데 그래도 전보다는 많이 괜찮아진 편이다. 요즘에는 면도도 하고..."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이지만 주님에 대해 말할 때, 특히 설교할 때는 날카로운 말씀의 검을 힘있게 휘두르는 패기 넘치는 설교가였다.
그는 "원래 꾸미는 것도 좋아하고 말하는 것이나 이런 것도 사실 누가 봐도 교역자로 안볼 그런 외형이라 어른들이나 부모님들이 '양아치가 아닌가'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하나님의 나라는 능력에 있으니까..."라며 "요즘에 제일 조심하려고 하는 것은 말 하는 것이다. 소금으로 맛을 내듯이 긍정적인 말 뿐 아니라 덕을 세우는 말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강도사는 "어떤 때는 예배 끝나고 애들한테 '오늘 내가 욕을 좀 많이 한 것 같지 않아' 물어보면 애들이 좀 생각을 해보다가 '모르겠는데요' 이러기도 한다"며 "애들이랑 편하게 지낸다"고도 했다.
"강도사님을 보며 사역자를 꿈꾸는 이들도 많은가"하는 질문에는 "꿈을 꾼다기보다 바로 적용해서 산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 중에 신학을 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답 없는 아이들이었는데..."라며 "저같이 하는 것만이 진짜 사역이 아니니까 아이들은 저한테 들으면 배운 것 바로 써먹는다. 자기들끼리 바로 얘기하기 시작한다"고 했다.
중고등부 때 하나님을 만난 아이들이 지금은 20대 초반의 청년이 돼 중고등부 교사가 되기도 하고, 중고등부 학생들은 '학교 인턴'이라고 해서 '학교 모임장'을 세워 교회 친구들끼리 학교에서 점심시간이나 방과후에 30분 정도 교제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또 "4~5년전부터는 교회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 다른 교회의 중고등부 아이들을 도우려고 연합집회도 하고 아이들에게 다른 교회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고 교제하도록 권했었다"며 "그렇게 저희 중고등부 친구들 자체를 다른 중고등부를 위해 사역하게끔 공유를 했다. 그 친구들은 사역했다고 생각 안하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현석 강도사는 "광진교회 중고등부 성가대가 2012년에 없어졌다가 2주 전부터 중고등부가 다시 모이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지금은 다시 시작하는 그런 느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