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성공회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재천명했다.
지난 1월 14일(이하 현재시간) 세계성공회는 관구장 회의를 통해 미국성공회에 3년간 소속 관구로서의 자격을 제한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이는 동성애에 대한 교단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동성애자 성직자 임명을 허용하고 동성결혼을 지지해 온 데 대한 조치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발표 다음날인 1월 15일 미국성공회 마이클 커리 수좌주교는 세계성공회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성공회는 계속해서 동성애자 성직자를 인정하고 동성결혼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리 수좌주교는 지난 주말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교단 실행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이와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개회연설에서 1월 세계 관구장 회의 결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많은 관구장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분명히 밝혔으며 우리 역시 동일하게 미국성공회는 만인에게 열린 예배의 집이며 앞으로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커리 수좌주교는 이러한 제재는 "깊은 실망과 유감의 표현일 뿐 관계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여전히 세계성공회의 구성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리 수좌주교는 미국성공회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세계성공회 내에 머무를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커리 수좌주교는 실행위에 모인 지도자들에게 "미국성공회가 만인을 위한 기도의 집이 되기를 기도했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성애자이거나 양성애자, 성전환자인 우리 교회의 교인들에게, 세계성공회의 구성원들인 우리의 형제와 자매들에게 동등한 사랑과 존중을 보여 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복음을 가장 우위에 두어야 한다"며, "우리가 복음을 우위에 둔다면 우리 교회와 성공회 전통이 진정 모두를 위한 기도의 집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예수님의 사랑을 증거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