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아직 8세밖에 되지 않은 야지디족 소녀가 이슬람국가(IS)의 강간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IS의 성적 학대로 피해를 입을 여성들을 구출해 독일로 데려와 치료하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독일 의사 잔 키질한 박사는 최근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혔다.
키질한 박사는 현재까지 총 1,100명의 피해 여성들을 독일에서 치료했다. 그는 지금까지 IS가 소수종교인 여성들에 대해 얼마나 끔찍하고 잔인한 성적 학대를 가했는지에 대해 1,400건이 넘는 사례들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겨우 8세인 소녀가 IS전사들에게 8번이나 넘게 성노예로 팔려서 10개월밖에 안되는 기간 동안 수백번 강간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키질한 박사는 분개했다. "이 사건은 내 마음을 떠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키질한 박사는 이 소녀를 지난 8월 난민 캠프에서 처음 만났다. 소녀는 수백번 강간을 당한 후에 구조되어 난민 캠프에 수용되었다. 어느 날 소녀는 IS 전사가 난민 캠프 텐트 밖에 서서 자신을 강간하려고 노리고 있는 꿈을 꾸었다. 그토록 끔찍했던 강간을 다시는 당하지 않기 위해서, 소녀는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결국 전신의 80% 이상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소녀는 코도 남아 있지 않았고, 귀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키질한 박사는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소녀는 현재 12여 차례 넘도록 수술을 받은 상태지만 생존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이라크와 시리아에는 아직도 3,800명 가량 되는 여성들이 IS의 성노예로 붙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는 이 소녀처럼 아주 어린 아이들도 있다.
키질한 박사의 프로젝트가 구출하는 데 성공한 여성들 대부분이 16세에서 20세이며 최소 연령이 8세, 최고 연령이 40대였다.
박사는 "이들 모두는 지옥을 경험했다"며, "정말로 긴급한 구출을 요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박사는 한편, 성노예로 붙잡혔던 여성들에게는 특별 치료가 필요하다며,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 상처에 대해서도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여성들이 고향에서 "가족의 불명예"로 낙인 찍혀서 사회에서 소외되고 창녀로 전락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중 일부는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키질한 박사는 "지난해 동안 나는 20건의 자살 사례를 보고받았으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비공식적인 정보까지 합하면 적어도 150명이 자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