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쌍문동에 있는 ‘높은뜻정의교회’의 오대식 목사는 안식년을 맞아 6개월 동안 여러 교회의 현황을 살피고 연구한 결과 한국교회에 대해서 네 가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첫째, 한국교회의 지나친 예배 집중과 교인들의 교회 밖에서의 신앙생활에 대한 훈련부족. 둘째, 교인들의 신앙생활과 사회생활과의 괴리. 셋째, 교회의 예산확보를 위한 헌금 강조. 넷째, 교회가 사회참여를 주도하고 교인들의 사회 참여가 차단된 점.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교인들이 낸 헌금을 가지고 교회가 구제나 사회참여를 주도하면서 교인들이 그런 일을 하도록 훈련시키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교인들은 자기들이 직접 사회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오 목사는 매월 셋째 주일에 교인들이 낸 헌금을 ‘정의헌금’이라고 이름 붙이고 그 헌금 전액을 교인들에게 주어서 교인들이 그 돈을 가지고 직접 사회 속으로 들어가서 이웃을 돕도록 했다. 그는 종래의 믿음훈련 중심의 제자훈련과는 다른 ‘행함의 훈련’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개혁자들을 따라서 믿음에 치중하면서 행함을 소홀히 했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 사랑에 치중하면서 이웃 사랑을 게을리했다.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이지 행함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따라서 우리의 개인적인 구원에 집착해 왔다.
오 목사가 확인한 것처럼 구제나 사회참여는 주로 교회가 맡아서 하고 교인들이 개별적으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강조하지 않았다. 그래서 교인들의 삶에서 구제나 사회참여가 생활화하지 못했다. 교인들의 삶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기 힘들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먼저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예수님의 말씀을 빌리면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믿음이 수레의 앞바퀴라면 행함은 뒷바퀴와 같다. 그
래서 앞바퀴는 좋은데 뒷바퀴가 부실하거나 없으면 그 수레는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오 목사는 이제 수레의 뒷바퀴를 잘 만들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한국의 교회가 균형을 잡고 잘 굴러가게 하려는 것이다.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사람만이 당신의 제자라고(14:27), 요한복음에서는 당신이 명하는 대로 행해야 당신의 친구라고(15:14)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 따르면 행함 없이는 예수님의 제자도 예수님의 친구도 될 수 없다. 우리는 이제라도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는(2:26) 야고보 사도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
나는 교인들의 삶이 지금까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별로 미치지 못했다고 본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 아닌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거기에 대해서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신심 깊은 장로 한 사람이 어느 대학의 교무처장직에 있었다.
그런데 그 대학 교수들이 ‘그 사람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이야’라고 비아냥거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사회인들이 교회를 향하여 그리고 교인들을 향하여 하는 말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당신은 그 원인을 깊이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믿음만을 강조한 한국교회에 행함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교회가 비리와 부정에 휘말리는 부패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대식 목사가 시도하는 ‘행함의 훈련’은 한국교회에 신선한 충격을 줄 만하다. 특히 개신교에 대한 교회 내외의 신인도가 바닥에 떨어져서 가나안 성도가 속출하고 교인들이 성당으로 몰려가는 때에 그가 시작한 훈련은 교회 갱신을 위한 아주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오 목사가 시도하는 ‘정의헌금’을 통한 구제 훈련은 교인들이 받아야 할 ‘행함의 훈련’의 일부에 불과하다. 물론 돈을 가지고 구제하는 행함의 훈련도 필요하지만, 교인들이 사회생활에서 사람들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폭 넓은 행함에 관한 훈련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는 믿음생활 위주의 제자훈련보다 행함의 훈련에 더 역점을 둔 제자훈련이 필요한 때를 맞이했다.
겸손하고, 정직하고,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고, 용서하고, 공평하며,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솔선하고, 부지런하며, 나를 희생하는 등 예수님이 가신 길을 따라서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지도하는 행함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구체화하고 확대되어서 전국의 교회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행함의 훈련을 통해서 한국교회가 거듭날 수 있고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훈련을 통해서 한국교회가 부흥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복음화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