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양표 칼럼] 용서의 사랑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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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양표 장로(대구중부교회 원로, 평화학자, 경북대 명예교수}

형제자매들아! 우리 새해에는 형제사랑-이웃사랑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자. 이웃사랑이 모든 계명이라고 했다.

때로는 어두운 구석이 우리를 괴롭히지만 항상 감사하고 기뻐하라는 주님의 명령은 밝은 세상과 은혜 안에서 희망을 가지라는 말씀이다.

하늘이 푸르듯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이 역사와 세계를 움직이고 있음을 확신하고 새해를 맞으며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다.

미움과 테러, 수소폭탄의 어둠은 사랑으로 발전하는 자유 평화의 빛을 가리지 못한다.

지난 해 6월 17일 미국 사우스 캘로라이나 찰스톤 흑인 AME 교회 수요성경공부 집회에 스물 한 살 딜런 로프(Roof, D.)라는 젊은 백인 청년이 성경공부에 참여하겠다고 해서 ‘양팔을 벌리고 환영’했는데 돌연 살인자의 모습을 드러내며 ‘아름다운 사람’들을 무려 아홉 명이나 쏘아 죽였다.

희생자 중에는 담임 목사님을 비롯한 또 다른 다섯 명의 목사님이 계셨다. 그런데 유족들은 증언 시간에 이 난사범을 판단하거나 증오하는 말이 아닌 ‘용서’와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가슴 떨리고 살이 떨리는’ 메시지를 전했다. 찰스톤은 미국 남북전쟁의 발원지이며 전쟁 당시 흑인 노예인구가 87%나 되는 인종차별의 핵심 지였다.

이 교회 벽에는 주기도문 판이 걸려 있다.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해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해주시고 악에서 구하옵소서” 증언 자 가족은 ‘너를 용서하지 않으면 우리가 미움과 악에 빠져서 고통 속에 살게 됨으로 ‘당장 용서한다’고 했다.

많은 용서의 증언이 있지만 이 주기도문 증언을 전하고 싶다. 우리가 순간순간 드리는 기도문이기에. 나는 세계를 감동시킨 이 용서의 사랑 사건 창문을 통해서 용서와 사랑의 세계역사를 본다. 미국의 평화발전은 흑백 협조의 역사이며 ‘협력해서 선을 이루는 본보기’가 된다.

유럽으로 건너가 보자.

그렇게도 오래 싸웠던 유럽은 유럽공동체인 ‘EU’를 만들어 28개국이 한 나라처럼 여권없이 여행하고 16개국이 같은 화폐를 쓰며 어느 한 나라가 경제위기를 맞으면 전 공동체 특히 독일이 앞장서서 EU경제를 살린다.

그래서 2012년 EU는 노벨평화상을 탔다. 실은 이 상이 독일 메르켈(A. Merkel)에게 수여되어야 한다.

EU평화와 협조는 용서의 사랑의 결실이 아니겠는가. 전 유럽과 이스라엘과 미국이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용서했고 독일은 나치 과거를 찾아가 가슴 깊이 반성했다.

이 처절한 반성이 이제는 남을 돕고 세계 인권과 평화에 앞장서는 챔피언으로 성장했다. 홀로코스트(Holocast, Catastrophe)는 역사 현장에 영원히 남아 있어야 한다고 여겨 이스라엘에서는 기억하고 상기시켜야 할 박물관으로 보존되고 있다.

나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하고 유대인 가죽으로 만든 구두를 잡고 엉엉 울었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메르켈 수상, 동독 공산치하에서 압제를 경험하고 루터교 목사의 딸로서 목사관에서 자란 이 분은 ‘세계, 자유세계의 지도자’가 되었다. 독일의 역사의식은 ‘과거와의 싸움과 극복’(Wrestling the past into submission) 이라는 것이다.

중동 아프리카 무슬림 난민이 몇 천만, 바다위에 떠다니며 세 살 아기가 익사했다.

각국이 난민 받기를 꺼려하고 미국 공화당 램프 후보마저 무슬림 난민 봉쇄의 강경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때에 메르켈은 백만 명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난민의 수용은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일단 받고 처우와 방법은 후에 강구할 일이다.

그런데 이 난민들이 테러 소동을 벌이며 지난 정월 팔일 독일 콜로네(Cologne)에서 650여 명의 독일 여성들이 이주 무슬림들에게 강간 폭력구타를 당했다. 그러나 독일인 들은 ‘강간은 환영할 수 없다’ ‘폭력 없는 세상 (Gewaltfrei)’ ‘우리는 어느 난민이라도 즉시 수용을 바란다’는 피켓을 들고 대 시위를 벌였다.

참으로 위대한 민족이다. 강간당하고도 용서와 수용을 외친다. 메르켈은 기독교민주당 지도자이다. 독일은 기독교사회당도 있다. 일부 무슬림 테러 시대에 기독교의 집단적 정치참여를 바란다.

“문을 열어야 해. 담을 쌓을 수는 없어”는 메르켈 수상과 EU와 세계평화의 정신이다. 용서의 사랑이 세계평화와 역사의 정신, 그리스도의 도덕이다. “종교는 도덕의 영혼이며 도덕은 종교의 몸”이라고 예수님의 설교를 요약한 독일 신학자 하르낙(A. Harnack)이 말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일상의 도덕생활과 실천에서 빛을 발해야 한다.

/인류복음화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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