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속 잊혀졌던 '여성' 독립운동가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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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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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여성 독립운동자료집 최초 발간
▲3.1운동에 참가했다 수감된 여성 독립운동가 金敬和(김경화) 씨의 수형기록카드. ©국가기록원

[기독일보=사회]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된 3.1운동에서 잊혀졌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3‧1운동 97주년을 맞아 일제시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모진 고문과 폭력을 참아내며 독립운동을 했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3.1운동에 적극 가담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담고 있는 총서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3·1총서 발간 내용에는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판결문'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의'수형기록카드'가 고스란히 수록됐다.

그간 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는 각 분야별로 많이 이루어졌지만, 여성독립운동사에 대한 연구는 빈약했는데, 이는 여성독립운동의 행적을 밝힐 수 있는 기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판결문에 포함된 총34건 54명의 3․1운동 참여 여성독립운동가 중에는 당시로선 고령인 57세의 곽진근(郭鎭根), 13세의 한이순(韓二順) 등이 있어 항일독립운동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을 직업별로 분석해 보면, 학생 26명, 교사 9명, 간호사 5명, 개신교 전도사(여성) 3명, 교회 총무 1명, 기생 2명, 이발업 1명, 재봉업 1명, 무직 3명 등으로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에 다양한 지역과 계층 여성들의 참여가 있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경남 통영군의 이소선(李小先)․정막래(丁莫來)는 1919년 4월 2일 통영군 통영읍에서 기생들과 함께 기생단(妓生團)을 조직하여 통영면 시장에서 만세운동을 선동한 죄로 1919년 4월 18일 징역 6월을 언도받았다.

3․1운동에 기생들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사진 등을 통해 일부 알려져 있지만, 판결문으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여성독립운동가의 수형기록카드는 총 180명이고, 이중 3․1독립운동에 참여한 여성독립운동가는 총 33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수형기록카드는 당시 독립운동가의 기본 사항을 확인 할 수 있는데,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대표적 여성독립운동가 중 한 명인 유관순(柳寬順) 열사의 경우, 수감당시 사진과 인적사항 등이 명시되어 있다.

유관순 열사는 수감당시 18세이고(1902년생) 신장은 5척(151.5cm), 신분은 평민, 직업은 정동여자고등보통학교(이화학당) 학생, 죄명은 보안법위반 및 소요, 형기는 징역 3년, 그리고 1919년 7월 4일 경성복심법원에서 형을 언도 받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이 수형기록카드를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수희․김경화 등 배화여고 학생 24명이 3․1운동 1주년을 기념하여 1920년 3월 1일 투쟁을 벌이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사실도 밝혀졌다.

이번 자료집에 대해 박용옥 3․1여성동지회 명예회장(前 성신여대 교수)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은 수많은 폭행과 모욕을 당하였고 열악한 수감생활을 견뎌야 했음에도 관련 자료가 없어 독립유공포상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본 자료집은 여성항일독립운동을 주제로 하는 첫 자료총서 간행이라는 점에서 여성사학계는 물론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이 제대로 밝혀지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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