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광명성4호 전격발사, 개성공단 폐쇄, 패트리어트 증설, 사드배치 등등 한반도의 군사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 동북아안보 특히 한반도 긴장요인이 계속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금 이 시대는 어느 한나라도 일대일로 상대해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국제적 현실이다. 특히 한반도 주변의 4대강국의 존재와 관계라는 불편한 진실은 정의와 국가 간 이기심의 혼돈 속에서 저울질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때에 각각 고향을 두고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당사자들, 즉 탈북자, 조선족 중국동포, 고려인 등은 국가 간 긴장 고조에 낯설어 하고, 이러한 그들을 보는 한국인들의 시선 또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문화의 정체성 회복에는 연변조선족, 고려인, 탈북민의 역할이야말로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자산이고,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의 각축장이 된 한반도가 동북아평화 및 세계평화의 중심축이 되어 평화의 밀알이 될 것임을 우리는 믿어야 한다.
먼 옛날부터 돌이켜 보자.
고구려제국의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그리고 신라의 장보고라는 걸출한 해양세력을 배출한 우리 민족은 알타이족으로서 그 중심을 서쪽으로 넓혀가며 터키(돌궐족), 헝가리(흉노,훈족), 유라시아 위구르, 티베트, 여진, 거란, 동북(야쿠티아족), 몽골족 등에 역사, 문화, 어순, 전통문화, 자연숭배 등 평화와 교류와 협력의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발해제국도 같은 입장이었다.
근세에 와서 러시아 연해주는 1864년 최초로 이민이 시작되어 러시아의 정주허가를 받으면서 고려인으로 불리우게 되었고, 중국은 18세기 말엽 부분적 이주가 시작되어 특히 일제의 침탈이후 1900~1930년에는 대거 이주하면서 조선족으로 분류되었다.
이후 러시아, 중국, 동북3성에서 처절한 조국광복운동을 주도한 동포들의 후손들이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다.
광복 후에는 해방된 조국이 남북으로 갈라지고 외세에 의해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고 조국으로부터는 내팽개쳐지고 잊혀져 있는 동안, 이들은 중국과 러시아 국민이 되었고 그런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문화와 얼을 지키며 살아왔다.
88 올림픽 이후 조상들의 모국을 되찾아오는 역(逆)디아스포라가 시작되었다.
88올림픽은 이들 지역에 흩어져 살고 부모, 조상들의 조국이었던 한반도를 잊혀져 가던 이들에게 올림픽을 치르는 대단한 나라로 재인식되면서 한민족의 자긍심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북방외교의 성과로 오랜 냉전과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국교를 회복하면서 조상들이 떠난 이 땅을 그들은 다시 찾아오고 있다.
1990년대부터 중국 조선족들의 대거 이동은 현재 약 70만 명이 들어와 있을 정도로 규모가 늘어나 있다. 이에는 지리적 이점 외에도 언어, 문화를 유지해 온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였고 한중간에 교역규모가 늘어난 것에 기인하기도 하였다.
반면 고려인들은 연고자가 거의 없고 스탈린 시대,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등 민족문화의 탄압 속에서 언어소통도 어려워 1990년대 소수 소상공인들의 왕래가 시작되면서 차차 숫자가 늘기 시작하여 현재는 약 3만 명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150년간 타국의 땅에서 살아왔고 종전 후 반세기 이상을 체제가 다른 세상에서 살아왔다. 문화와 가치관, 종교가 외면당하는 국가에서 살아온 이방인과 같았고, 한국으로 이주하여 취업을 한다는 것은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고 신라인으로 살아야했던 심경으로 비교해 본다면 이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고향에 대한 향수, 미래의 불안, 가끔은 낯선 한국인들의 삶과 생각들, 자신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싸늘한 시선들...... 자신들에 대한 무배려, 업신여김 등 정착하기까지는 우울하고 참기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야 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여기에 또한 탈북자들이 있다.
북한은 김일성 사후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1차적으로 먹고살기 위한 탈북러시에 이어 이제는 한류문화를 대하고 정보의 접근이 다양화되면서 자유로운 삶을 찾아 끊임없이 남한행을 노크하고 있다. 이제는 3만 명 정도가 남한 땅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 그러나 그들 또한 남한에서는 이방인 - 조선족과 고려인들과 다를 바가 없는 차별과 멸시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누구도 부정할 수 있을까?
작은 이들을 업신여기지 말라.
마태복음 18장 10절에 주님은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고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다시 120년전을 돌아보자.
120년전 탐관오리 척결을 내세우고 봉기하였던 동학농민군은 청나라와 일본의 개입으로 척양척왜를 내세우며 일본과 대립하다가 일본에게 무자비하게 학살되고, 청나라는 조선에서 물러나며 조선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이 되었다. 동아시아를 일본, 러시아,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이 하나 둘씩 갈라먹기로 약속하던 그 때이다.
오늘날 고조되고 있는 '코리아리스크'로 인하여 4대강국의 간섭과 군사력 증대 등의 좋은 빌미가 되고 있다. 또한 현재를 비롯하여 미래에 남북간의 통일-아니 오히려 그들은 반통일을 원하거나 무주공산이 될 북한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시대에 대비하여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사전에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120년 전과 어찌 이리도 비슷할까?
그러나 우리는 120년전의 무능한 그 국가가 아니다.
우리는 동족간의 상잔과 잿더미 속에서도 다시 우뚝 일어섰고,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었고, 쓰레기더미에서 장미꽃을 피워낸 자랑스러운 민주화의 역사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반면에 부작용도 크다.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로 극에 달한 양극화 현상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그 결과 인간성 상실, 환경파괴 등으로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인구감소), 자살률, 교통사고 및 사망률이 OECD 가입국 중 좋지 못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 외 세월호 사건 같은 전반적인 사회적 병리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 탈북자, 중국동포, 고려인은 소중한 인재로서 가교역할을 할 것이다.
길게는 150년, 가깝게는 70년이 된 이방인으로서의 이들.... 사실 우리들이 이들을 편견 속에서 보지만 따지고 보면 각자의 길에서 훌륭한 인재이고 소중한 자산이었던 이들이다. 또한 어찌보면 이중 국적자나 마찬가지이지만 각국 간의 문제에 있어서 국적, 언어, 문화, 인적 네트워크 등의 면에서 오히려 훨씬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 동북아평화연대는 이러한 측면에서 오래 전부터 동포사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왔다. 고려인들에 대한 한글교육 지원, 중국동포 자녀들에 대한 한-중 언어, 문화 교육, 러시아 현지 고려인들에 대한 한국문화, 한국어의 보급 활동과 고려인대학생 장학금지원사업, 조선족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 등...
후일 우리 한반도의 역사가 각국의 각축장이 될 때 이들이 앞장서서 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할 그때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탈북자, 중국동포, 고려인을 내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자.
이는 주님이 '작은 이들을 업신여기지 말라'고 했듯이 운명을 넘어 십자가의 소명으로 알고, 더불어 살고 멀리 보며 함께 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이들 동포들은 88올림픽의 교훈과 같이 한반도의 평화통일 후에는 더 큰 긍지를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