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문맹 기독교인에 신성모독 문자 보냈다며 사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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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손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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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증거 없어"…국제 인권단체들, 신성모독법 폐해 지적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 성직자에게 신성모독적인 문자를 보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은 파키스탄 기독교인 남성과 그 아내가 항소를 제기했다. 두 사람은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문맹으로 알려졌다.

샤프캇 마시와 그 아내 샤구파는 지난 2014년 4월 사형 선고를 받았다. 40대로 4명의 자녀를 둔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문맹이기에 문자를 작성해 보낼 수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또한 이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단체 월드비전인프로그레스(World Vision in Progress)의 담당자 파루크 사이프는 "이 문자가 이들 부부의 휴대전화기에서 발신되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마시 부부는 또한 법원에 보석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감옥 생활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샤프캇의 건강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욕창이 생겼고 감옥에 계속 있으면 죽게 될 것이다. 여기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들은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이 기독교인과 타 소수종교인들을 핍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을 수차례 지적해 왔다.

지난 2010년 사형 선고를 받은 기독교인 여성 아시아 비비 역시 단지 일터에서 무슬림 여성들과 같은 물 그릇을 썼다는 이유로 분노를 산 이후, 이슬람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는 거짓 누명을 쓰고 투옥되었다.

비비의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적인 청원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비비의 남편은 지난 4월에는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기도를 받기도 했다.

비비의 남편은 "아내가 체포된 이후 우리 가족의 삶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아이들은 엄마 없이 살아갈 수가 없다. 아이들 모두 엄마를 그리워하고 아내도 아이들을 그리워 한다. 무고한 여인이 6년 동안이나 감옥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