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계22:20-210)
■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사도요한이 밧모섬에서 환상 중에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받았다. 계시의 내용은 '반드시 속히 될 일'이었다(계1:1). "속히"란 말은 예언자적 견지에서 하나님의 심판은 언제나 지체되지 않고 임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요한은 가브리엘 천사의 인도에 따라 "이제 있는 일과 장차 될 일"(계1:19)을 자세히 보고 듣고 기록하였다.
클로이스터스묵시록의 삽화인 <주님 앞의 요한>을 보면 긴 묵시의 마지막으로 하늘이 이제 막 옛 하늘에서 새 하늘로 변화하는 가운데 요한은 그리스도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마지막 말씀을 기다렸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Yes, I am coming soon)
주님의 분부는 짧다. 그러나 실로 우주적인 단호함이었다.
"속히 오리라"는 말씀은 계시록에서 4회나 반복해서 하신 분명한 계시이다.
베아투스 리에바나의 요한계시록 주해서에 삽화를 첨부한 사본 중 가장 먼저 10세기에 제작된 사본은 스페인의 에스코리알 베아투스이다. 이 책에 실린 메뉴스크립트인 <하나님께 예배와 마지막 현현(顯顯)>은 바로 계시록의 마지막 장면을 그린 것이다.
둥근 원형의 전신후광(만도를라) 속 보좌에 계신 그리스도는 천사가 좌우에서 옹위하고 있다. 요한은 그리스도의 발아래 얼굴을 숙이고 엎드렸다. 그 때까지는 하나님의 얼굴을 마주 본 사람은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현(顯現 Theophany)"이란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그리스도는 요한 앞에 마지막으로 나타나 속히 오시겠다고 말씀하셨다.
■ 아멘. 마라나다(Amen. Come, Lord Jesus)
요한은 즉시 응답했다. "말씀대로 이루어지소서.(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마라나다)
"마라나다"는 아람어로 "주께서 임하신다." 또는 "주여, 오시옵소서."라는 뜻으로 당시 초대교회가 예배 시에 사용하던 어구였다. 계시록의 요한뿐만 아니라 바울도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끝내면서 이 말을 하였다(고전16장). 인류 구속의 역사는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재림)으로 완성된다는 기원이었다.
주 예수가 다시 오시면 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 이것이 계시록이 우리에게 다짐하는 묵시의 핵심이다.
옛 하늘과 옛 땅은 첫 아담과 그의 후예들의 세계이며, 우리가 입고 있는 옛 몸과 함께 사라질 세계다. 새 하늘과 새 땅은 마지막 아담이신 그리스도의 세계요, 그리스도와 함께 소생하는 새 인류의 영원한 부활세계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마지막 아담과 함께 도래할 하나님의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새 몸을 입고 영원히 살아갈 부활세계의 새 백성들이다.(주1 : 성종현, 신학총론, 장로회신학대학 출판부,1991, p.270)
■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요한은 이 긴 묵시록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라나다"를 기도한 후 마지막 인사를 한다. 이 계시록은 편지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값없이 주시는 주 예수의 은혜가 일곱 교회와 이 묵시를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베풀어지기를 아멘으로 기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