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북한·통일] 최근 탈북민을 통해 북한에 진실을 알릴 때,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경제원은 지난 19일 '2016, 북한을 바로 알자'라는 주제로 북한 전문가들을 초청, 북한관련 통일 문제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자유경제원은 "통일대박론이 오가는 오늘날에도 북한에 관한 잘못된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 정통성을 주장하는 특정 세력에 의해 왜곡된 '북한환상'이 확대 재생산되어 온 결과다. 탈북민과 세계 각국이 바라보는 북한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국내에 떠도는 북한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한다"며 토론회의 취지를 밝혔다.
토론회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됐다. 1부 주제는 '자유통일을 위한 탈북민의 역할과 과제'로 '탈북여성 1호박사' 이애란 원장과 김책공업대학을 졸업한 김흥광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발제에 나선 김흥광 대표는 북한을 '거짓으로 빚어진 사상누각'에 빗대며 탈북민이 '진실의 홍수'를 북한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탈북민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탈북민들에 의해 전달되는 진실을 북한주민에게 대량으로 보내줄 때에만 북한체제는 스스로의 변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북한이 쳐 놓은 철의 장막은 결국 첨단기술과 디지털정보에 의하여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고 있다. 탈북단체 및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북디지털미디어 전략기획단 설립을 추진해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발제한 이애란 원장은 한국 정착과정에서 탈북민사회가 겪고 있는 경제∙사회적 부적응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원장은 "탈북민 3만명 시대는 그동안 한국사회가 치룬 통일실험이었고, 그 성적표는 기대이하라고 평가된다. 통일은 거창한 것이 아니며, 탈북민사회가 확장되는 것이 통일이며, 탈북민들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체제의 일원으로서, 시민으로써,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 "탈북자사회의 특징은 한국에서는 탈북자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이게 되지만 북한에서는 전혀 만난 적도, 함께 생활한 적도 없는 사람들로써, 탈북자 상호간에도 유대감이나 친밀도가 별로 높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회적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카테고리 묶어서 탈북자집단으로 분류하여 여러 가지 정책적시도가 진행되고 있고, 민주주의 사회의 특징상 다수결에 의한 정책실행은 탈북자사회에 많은 문제점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탈북자 문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태 속에서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 가졌던 희망은 절망으로 전환되면서 북한으로 재입북하여 기자회견을 하고 있고 북한당국은 이것을 이용하여 대대적인 선전을 감행하고 있다"고 탈북자 재입북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용삼 자유경제원 편집장은"오늘날 대한민국은 실향 월남자들 덕에 존재한다"는 문제제기로 토론을 이어나갔다.
김 원장은 "1950년 6·25 전쟁 발발 이전에 북한이 공산화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6·25 전쟁의 진행 과정에서 140만 명 정도의 월남자가 발생했다. 북한의 지력 고갈, 두뇌 유출은 결과적으로 남한에서 지력 폭발을 가져왔고, 이것이 대한민국을 만든 초석이 되었다. 남침 때 북한군과 맞서 싸웠던 국군의 지휘부는 거의가 북한출신 월남자들이었다. 대한민국의 생존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했던 국군의 역할, 반공의 불꽃, 산업화의 대장정은 상당부분 월남민들의 고군분투에 상당부분의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을 맡은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탈북민이 당면한 사회부적응의 원인을 "북한의 현실을 몰이해 한 대한민국 정치세력의 탓"이라고 성토했다.
이 위원은 "탈북민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적응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며 시민의식과 소속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김정은은 동족이라며 그의 잘못마저 애써 두둔하면서 왜 탈북민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다는 말인가"라고 탈북민을 위한 정책적 마련을 당부했다.
2부에선 '유럽에서 본 북한'을 주제로 토론의 열기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1년간 네덜란드 Leiden University에서 북한학 교수로 재직 후 귀국한 장진성 시인이 발제를 맡아 이목을 끌었다. 장 시인은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와 「경애하는 지도자에게」의 저자다.
장 시인은 "유럽에서 본 북한은 한국에서 본 북한과 달랐다"는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장 시인은 "유럽은 한국처럼 정치적 타협이나 평화의 개입으로 접근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 순수한 인권선진국이다. 한국의 진보처럼 회색인권, 아니 왜곡인권이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한마디로 한국처럼 세력진보가 아닌 가치진보의 유럽이었다. 그래서 학위나 언어의 벽에도 불구하고 탈북자인 나를 네덜란드 대학은 교수로 초대해줬다. 민족 개념보다 더 앞서는 유럽의 인권가치 열정을 한국이 언제쯤 따라갈 수 있을까"라며 아쉬움과 바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