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장면 1.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동시다발적 테러로 인해 세계는 어느 때보다 이슬람 테러에 대한 공포와 우려에 휩싸여 있다.
#장면 2. 지난 2일 이란 시위대는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지도자를 포함해 테러 혐의자 47명을 집단 처형한 데 항의해 수도 테헤란의 사우디 대사관과 마슈하드의 총영사관을 공격하고 불을 질렀다.
여기서 '수니파'(Sunni派) 와 '시아파'(Shi'a派)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슬람이면 다 같은 이슬람이지 수나파와 시아파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슬람교는 무함마드(마호메트)를 예언자로 하며 알라를 '유일신'으로 믿고 꾸란(코란)을 경전으로 사용하는 종교다. '이슬람'이란 뜻은 '복종·순종'이란 뜻으로, 이슬람을 믿는 신자는 남자일 경우에는 '무슬림'이라고 하고 여자일 경우에는 '무슬리마'라고 한다. 하지만 이슬람교도를 총칭해 '무슬림'이라 부르고 있다.
이 무슬림 세계에 두 개의 계파가 있는데, 무슬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수니파와 이들을 제외한 20% 미만의 시아파가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모두가 이슬람이지만 그 차이는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차이 이상으로 크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분열이 신앙의 부패를 개혁하고자 하는 '순수한 동기'에서 출발한 것에 반해, 이슬람 수니-시아파의 분열은 다분히 정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그들을 향해 최근 국내 한 유력 이슬람 학자는 각종 일간지에 'IS 테러' 관련 기고문를 통해 “도대체 IS는 어떤 조직이길래 이렇게 잔혹하고,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팔아 가장 반종교적인 만행을 일삼고 있는가?”라고 전재하면서 '이슬람교는 마치 평화의 종교인데 IS만이 문제인 것'처럼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 교수의 평가에 대해 "IS의 행동은 모두 꾸란에 근거를 둔 행위이며 무함마드가 보여준 행동모범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가장 헌신적인 이슬람집단인 것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극명한 이슬람에 대한 평가는 이슬람교의 수니-시아파 사이 '피 튀기는 분쟁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으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 1400여 년 거슬러 올라가는 이슬람 수니-시아파 분쟁
이슬람 공동체 내 수니파와 시아파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632년경 무함마드가 죽은 후 그의 후계자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시작됐다. 즉 수니파들은 '무함마드와 혈연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이슬람의 통치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보지만, 시아파는 '무함마드가 남긴 유일한 남자 혈육'인 알리 이븐 아비 탈립(알리)의 혈통만이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초기 이슬람 공동체는 무함마드 사망 직후 1대 칼리프(후계자)로 아부 바크르가 선출돼 초기 혼란을 수습하고 대 제국의 기반을 닦아 놓았다. 2대 칼리파가 된 오마르는 그의 재위 10년 동안 페르시아를 정복하는 등 대제국을 이룩한다. 또 3대 후계자로 선출된 오스만은 무함마드가 죽은 지 20년이 되도록 정립되지 않았던 꾸란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냈다. 하지만 오스만이 새벽 기도 중 암살당한 뒤 그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새 칼리프가 선출되게 된다.
4대 칼리프로 선출된 무함마드의 사촌동생 ‘알리’는 무함마드 사후 처음으로 가족 중에서 후계자가 됐다. 무함마드 사망 당시엔 알리가 너무 어려 앞서 3명의 후계자가 나온 후에야 4대째에 ‘직계가족’이 나온 것이다. 그동안 무함마드 사후 4대 칼리프까지 수니파와 시아파 간 별다른 분열은 없었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 무함마드 후계자(칼리프) 자리를 두고 죽이고 또 죽이고...
시리아 총독인 우마이야 가문의 '무아위야'는 3대 칼리프 오스만의 충신이었는데, 그의 암살에 대한 불만을 품고 4대 칼리프인 알리에게 반란을 일으켜 결국 알리를 암살하고 5대 칼리프에 오른다.
결정적인 문제는 그가 ‘자신의 아들’을 6대 후계자로 앉히면서 시작됐다.
이에 일부 반대 세력들은 4대 칼리프 ‘알리의 둘째 아들’ 후세인을 그들의 지도자로 내세웠지만 암살당하고 만다. 알리가 암살당한 후세인은 이슬람 제국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죽은 '순교자'로 추앙됐고, 그의 순교일이 현재 시아파 '최대의 기념일'이 됐다. 알리와 그의 아들 후세인을 따르는 자들은 본격적으로 반기를 들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시아파의 시작'이다. ‘시아’는 추종자 혹은 당파라는 뜻으로 ‘시아 알리’의 줄임말로 즉, '알리의 추종자'라는 의미다.
이때부터 두 계파는 말 그대로 '원수지간'이 됐고, 1400년 가까운 혈투는 오늘날에도 진행 중이다.
◆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 측 vs. 시아파 국가 '이란' 측 분쟁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인 바로 1980년대부터 시작된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의 대표국가 ‘이란’ 간의 분쟁을 들 수 있다. 또 최근에는 2011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도 시아파 정권(알아사드) 대 수니파 반군, 지난해 터진 예멘 내전은 수니파 정권 대 시아파 반군의 대결 구도다. 이처럼 수니-시아 계파 간 전쟁 성격이 강한 내전은 다른 이슬람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분쟁을 확산시키면서 '중동 갈등'의 중심에 있다.
현재 16억 이슬람교도 중 수니파가 80% 이상으로 '다수'를 차지하며, 시아파는 나머지 20% 미만인 소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의 묶은 원한의 해결 가능성은 갈수록 요원해 보인다.
이처럼 끊임 없는 계파 간 갈등 속에서 죽고 죽이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슬람교에 대해 ‘평화의 종교’라고 외친다면 과연 그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